여의도 IFC몰-온 더 보더 & CGV & 영풍문고


토요일 홍릉 수목원에 갔다가 때 이른, 그리고 도에 지나친 더위로 녹초가 되어 어제는 더 이상 낮에는 야외를 걸어다닐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굳이 걸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운동이라고 말해야 할까? 영화는 볼 마음이 없지만 여의도 간 김에 CGV 구경이나 가야겠다는 그런 마음? 그닥 뭘 요구하는 법이 없던 큰 애가 어쩐 일인지 'CGV에서 팝콘을 사달라'는 말을 해 신기해서 가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 팝콘은 역시 극장 팝콘이 제일 맛있지. 

그런데 어쩐 일인지 IFC몰에 풀어 놓으니 팝콘 생각은 온데간데 없어졌는지 쪼르르 달려가는 곳은 옷가게. 빙빙돌며 구경하고 이것저것 입어 본다. 관심 없는 나는 중간에 앉아있고 부녀지간에 신나서 돌아다니니 우리 집은 남녀가 바뀐듯. 내가 즐겁게 가는 곳은 서점과 프리스비 매장 두 곳인데 말이지. 

그렇게 돌아다니더니 출출해졌나보다. 식당가를 누빈다. 여기서는 부녀간 취향이 조금 달라진다. 한국인의 입맛을 가진 딸들과 오늘은 멕시칸을 고집하는 파더. 그래서 들어간 곳이 온 더 보더. 다른 메뉴들은 먹느라 바빠 정신차리고 찍은 사진은 달랑 두 장 밖에 없다. 왼쪽 사진의 치킨 수프는 비프 브리또의 사이드 메뉴. 새우 화히타에 곁들여 나온 고소한 콩도 의외로 맛있었다.(남편을 뺀 나머지 식구들은 콩을 싫어한다.)


본말이 전도되어... 뒤로 밀린 CGV구경. 미키마우스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웬만한 배우 사진보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미키. 배가 부른 이유로 정작 팝콘은 생각도 못하는 모양이었다. 가격을 생각하면 식당가에서 밥 먹을 것이 아니라 극장 앞에 풀어 놓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갖가지 스낵과 정크푸드 가게가 극장안팎으로 늘어서 있다. 


으잉?

영풍문고에서 발견한 반가운 제목의 책. 

 휘리릭 넘겨 봤더니 읽어볼만한 책이다 싶다. 

바로 두 세대 전만 해도 인류는 통통한 여성을 이상형으로 생각했다. 그랬던 생각이 뒤집혀진 것은 '남녀차이를 줄이고자 하는 음모'가 있었던 덕분이고, 그것은 현대 소비지향사회와 패션업계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춤도 더 이상 마주보고 추지 않는다. 눈빛 교환도 없고 터치도 없다. 저자는 멸종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길게 생각하면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싶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뚱뚱한'이 아니라 '통통한'이라는 것.


넓고 시원하다. 채광도 좋다. 비싼 것에서 부터 싼 것 까지 먹을 것도 많다. 관심 없는 가게들도 많지만 극장이나 서점 등 볼 것도 많다. 집 바로 앞에 괜찮은 극장을 두 개나 두고 여기까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어제처럼 더워 산에 가기 힘들 때면 운동화 신고 와서 걷기만 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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