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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싱크대 배수구 뚫느라 오전을 다 보냄

싱크대 배수구가 막혔다.


증상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지만 졸졸흐르는 물만 감당할 뿐, 조금만 더 틀어도 벅차오르는 물이 걱정스러웠다.

몇주 전부터 심상치 않아 소다+식초도 부어보고, 트래펑 종류의 액체도 넣어 봤지만 그때 뿐이었다.

 

그럴리가 없는데...

참으로 이상한 것이 프라이팬도 쓰고나면 기름은 따라 유리병에 모으고 남은 기름은 휴지로 닦는다. 튀김은 즐기지도 않지만 그나마 에어 프라이어에 한다.

배수구 거름망에는 망사 주머니를 씌워 음식물 쓰레기가 혹시 거름망 구멍을 통과할세라 관리도 열심히 한다. 설거지도 따뜻한 물로 하고 하고난 뒤엔 뜨거운 물도 부어줬다. 혹시 내려간 기름이 안에서 굳을까봐. 그런데도 막혔다.

그럴리가 없는데…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 어쩌나. 뚫어야지.

 

인터넷 검색

졸졸 흐르는 물을 그나마도 틀었다 잠갔다 하면서 애로사항 많았던 설거지를 마치고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경험담은 찾기 어렵고, 거의 전부가 업체 홍보 블로그 글이었다.

전문업체는 가격도 엄청날 것 같은데… 가격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홍보 블로그에 가격을 남길리 없지.

 

관리실이죠~

찾다 찾다 하는 수 없이 관리실에 전화로 문의를 했다.

"아파트 관리실이죠~" 아마 안될거야… 하면서 물었다. 싱크대 물이 내려가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냐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반장님, 전화받으세요~'하고 다른 분을 바꿔준다.

이어지는 반장님 아저씨의 반가운 대답. "뚫어야죠. 조금 있다 갈께요."

 

아파트 관리실 전문가의 솜씨

정말 잠시 뒤, 반장님(무슨 반장님인지 물어볼 것을.. 깜빡 잊었다.)과 다른 한 분이 오셔서 싱크대 앞에 자리잡고 앉아 바로 작업을 시작하셨다.

꼼꼼한 남편표 공사 흔적, 전문가에겐 걸림돌

가끔 물을 한꺼번에 많이 부으면 역류한다는 말에 남편이 싱크대 안쪽에 있는 이음새를 비닐과 플라스틱 타이로 꽁꽁 동여매 물샐 틈 없이 공사를 해줬었다. 그걸 본 반장님. 어이없어 웃으며 '앞으로는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불러요' 라신다. (아저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감사하죠… )

마구 뭉친 기름 덩어리

조글조글 주름진 배수 파이프를 뽑아보니 희고 검은 기름덩어리가 딸려 나오는 모습이 정말 끔찍했다. 얼마전에 싱크대 배수구를 통째로 갈았는데, 어떻게…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실제로 눈앞에 보이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변명이 필요 없었다.

그 와중에 떠오르는 것들은 고지혈, 동맥경화, 내장지방, 게실… 아무래도 지난번 배수통과 파이프를 교체할 때 아래쪽 배관에는 아무런 조치 없이 그저 교체만 했나보다. 파이프 안쪽은 새 것 처럼 멀쩡한데, 바깥쪽만 잔뜩 더러워져 있었다.

파이프를 받아들고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종이로, 솔로 박박 닦아다 드렸다. 어찌나 열심히 닦았는지 그러는 동안 공사도 완료. 머리며 얼굴에 튄 오물을 닦으시는 모습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오늘따라 날은 어쩜 그렇게 후텁지근한지.


반장님, 고맙습니다

수리를 마치고 시험삼아 물을 흘려보내봤다. 막히고 새는 곳 없이 콸콸 잘 내려갔다. 

비용을 물어보니 관리실 직원이라 비용은 없단다. 아, 어쩌나… 그래도 이 더운 날 땀을 뻘뻘 흘리고 더러운 것을 묻혀가며 애를 쓰셨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드리나. 생각 끝에 많지는 않지만 두 분 냉면 값을 봉투에 넣어드렸다. 정말 애 많이 쓰셨는데, 있다가 시원한 냉면이라도 함께 드시라고.

내가 혼자 뚫을 수 있었을 리도 없고, 인터넷에서 찾은 전문업체에 부탁했으면 몇 배를 치렀을텐데. 아버지, 삼촌 뻘 되는 어르신들을 빈 손으로 배웅할 수는 없었다.

싱크대 배수구가 막혔다고 며칠 동안 이런저런 방법도 써 보고 검색도 많이 했지만, 해결은 예상 밖의 가까운 데에 있었다.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일단 관리실에 문의해보기로 했다. 관리실에서 해결해줄 수 없으면 전문가라도 소개해 주겠지. 오전 나절은 그냥 보냈지만 문제가 해결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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