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단풍놀이


2008. 11. 8.
지난번 놀토였군요. 가족 산행을 계획했지만, 이젠 아이들이 훌쩍 커버린 까닭인지 아무도 따라오겠다지않아 졸지에 둘만의 데이트가 되어버렸습니다.
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전철을 타고 가다 도봉산역에서 내려 등산로 입구를 걷는 우리 모습은 등산객이 아닌, 그야말로 '동네사람'이었습니다. ^^

입구쪽엔 음식점이며 등산용품점들이 어찌나 많던지...
인절미며 김밥, 과일, 심지어는 족발을 파는 노점들까지 줄을 서 있었습니다.
도토리묵에 두부, 부침개는 이해가 가는데, 산에서도 전어니 회, 매운탕들을 팔기도 하더군요.



산으로 들어서니 역 가까이서부터 보였던 단풍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전깃줄이 휘휘 드리워져 좀 그렇지만, 인간의 눈은 오묘한지라 실제 풍경을 볼 땐 다 걸러지고 아름다운 자연만 보였습니다.


지금 이 사찰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입구에 웬일로 다윗의 별과 십자가가 어우러져있어 참 희한했습니다. 별 의미는 없으리라 생각 되면서도 재미있더군요.


은행의 황금빛은 절정이었습니다.
그런 황금빛 터널 속 신랑의 모습도 한 장 담았구요.
붉은 물감을 흩뿌려놓은듯한 핏빛 단풍은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그림이 따로 없었습니다. 


내려오는 길,
가물어 말라버린 계곡이지만 군데군데 물이 남아 고여있는 곳엔 또 하나의 세계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태백은 물에 비친 달, 술잔에 뜬 달, 그리고 그대 눈에 또 하나의 달이 있다고 했지만, 그날 그곳엔 도봉산의 단풍, 물에 비친 단풍, 그리고 내 가슴에 담긴 또 하나의 단풍이 있었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