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역 맛집-공릉발자국

[*2015. 봄, 이곳을 접고 매봉역에 새로운 집을 오픈했다네요. >> "저집에가면"]

'공릉발자국'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동생 남편이 새로 오픈한 곳인데 "공룡발자국?"이냐고 물었더니 공룡이 아니라 공릉이라는군요. 본점이 공릉동에서 문을 열어 공릉발자국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점심을 먹으려했더니 점심시간이 아니라 5시부터 오픈이래요. 그래서 6시 반쯤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모란시장으로 유명한 모란역 4번출구 뉴코아 뒤에 있다고 하더니 찾기 정말 쉬웠습니다. 빙 돌 것 없이 정문으로 들어가서 후문으로 나오면 바로 정면에 마주보입니다. 모란역이 환승역이라 그런지 주변이 엄청 붐빕니다. 뉴코아 뒷골목은 유명한 먹자골목이라는데 큰 길보다 더 휘황찬란했습니다. 어쩐지 신촌이나 홍대쪽보다 더 눈부신듯. ㅎㅎ

 

 

 

새마을식당이나 국수집 요기처럼 드르륵 열리는 복고스런 유리문은 요즘 트랜드인듯합니다. 꽉찬 홀이라 출입구 한 곳 밖에 자리가 없네요.  부모님을 모시고 온 터라 추울까봐 약간 걱정됐지만 마침 한 팀이 일어나 안쪽 자리에 금방 앉게 되었습니다. 다행이에요. 그런데, 소지품 보관하는 곳이 특이합니다. 

 

 

폭신한 의자가 소지품보관함으로 변신합니다. 쿠션을 들어올리고 가방이나 옷을 넣어두고 뚜껑을 닫은 뒤 다시 앉으면 됩니다. 우아~ 옷걸이 장소 차지하지 않아 공간 절약하니 좋고, 밀폐공간에 보관하니 고기굽는 냄새 배지 않아 좋습니다. 깔고 앉았으니 도난염려도 없네요. ㅎㅎ 참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저는 이런 발상의 전환이 참 좋아요.

 

얼른 아버지의 중절모를 넣고 사진을 한 장 찍어봅니다.~ ^^

 

이곳은 생족발숯불구이로 유명하다던데 우선 메뉴판부터 확인합니다. 

 

 

생족발숯불구이 오리지널(순한 맛), 매운맛, 뽈살숯불구이, 주먹고기, 모듬 A,B, 껍데기, 소갈비살 등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삼겹살이 없다는거군요. 가격을 살펴봅니다. 엥? 15,000원?? 다시 보니 600그람, 한 근에 만오천원이네요!! 보통 200그람 1인분에 8,000원~10,000원하지 않나요? 한 근이면 그람당 4,500원만 잡아도 27,000원은 될텐데 아무리 삼겹살 아니라지만 뭐가 남을까 싶어 살짝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너무나 착한 가격이라 먹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 반갑지만 아무래도 동생네가 하는거니까요. ^^;;

 

 

 

불을 얹습니다.

 

 

두둥~ 참 숯입니다! 고기에 숯불 향이 제대로 스며들겠네요. 

 

 

반찬은 요렇게 작은 스테인레스 식판에 담겨져 나옵니다. 깔끔하고 깜찍해보여요. 스테인레스 식기들은 흠집도 잘 나지 않고 팍팍 삶거나 스팀으로 살균소독 할 수도 있어 제가 선호하는 아이템이에요. 집에선 좀체로 쓰기 어렵지만 단체급식하는 곳에서는 그래서 많이 쓰고있잖아요. 사방 늘어놓고 자리차지하는 오래된 플라스틱 반찬그릇 싫어하는 저로선 이 또한 반가운 아이디어네요.   

 

 

고기가 왔어요. 뭘 주문할지 고민하다 그냥 모듬으로 시켰어요. 지금 불에 얹고있는 것이 바로 이 집의 명물 생족발이에요. 늘 족발집 족발만 먹다가 숯불구이는 처음인데 맛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오른쪽 접시엔 쫀득하고 고소한 식감을 자랑할 껍데기가 보입니다. 껍데기는 직화로 처음부터 익히면 타기 쉽기 때문에 주방에서 미리 익혀나온대요. 따끈하게 데워지기만 하면 먹어도 된답니다. 바로 앞쪽에 보이는 두 가지 소스를 설명할께요. 왼쪽은 들깨드레싱이고 오른쪽은 유자청을 넣은 소스에요. 들깨소스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의 진한 소스에요. 유자청 소스는 상큼하고 가벼운 느낌이구요.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된장찌개를 떠먹어 봅니다. 맛있어요. 헌데 사진 잠깐 찍는동안 벌써 저렇게 줄었네요.  하지만 무한리필된다니 느긋하게 먹기로합니다. ㅎㅎ

 

고기가 익었어요. 

 

 

들깨소스에도 찍어먹어보고

 

 


콩가루도 뭍혀 먹어봐요.

 

 


부추겉절이와 목심, 껍데기를 한 번에 먹어보기도 합니다. 쌈장도 찍어보고 콩가루와 부추를 더불어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아, 다 맛있어요. 고기가 좋아서 그런지 고기굽는 냄새가 하나도 안나요.깔끔해서 더 먹을 수 있을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엔 소갈비살마저 추가합니다. 

 

 


추가한 껍데기와 함께 익어가는 갈비살. 서서히 타들어가는 통 참숯 덕에 쫓기듯 먹지 않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지금 네 명이 고기 1.2킬로 두 근에 껍데기 추가해서 먹고있어요. 젊은 남자분들이라면 우스울 양이겠지만 연세드신 부모님과 여자 둘이 이렇게 해치우다니... 집에선 한 근이면 끝인데말에요. 자꾸만 당기는 고기맛. 그렇게 먹고도 식사를 주문합니다. 내일부턴 몸무게를 걱정해야할지도 모르지만 메뉴판에 있는 주먹밥과 냉면, 그리고 잔치국수가 자꾸 불러달라고 유혹합니다. 된장찌개가 있으니 밥도 먹어줘야 하겠고, 날이 갑자기 추우니 따끈하고 시원한 잔치국수도 그립고, 무엇보다  고기다음 냉면은 진리잖아요. ㅎㅎ

 

 


큼직한 주먹밥과 다진 김치가 나왔어요. 자세히 보면 그냥 주먹밥이 아니에요. 촘촘히 박힌 날치알이 보여요. 어른 주먹만한 세 덩이가 3,000원 하나에 천원 꼴이네요. 이것보다 더 작은 공씨네 주먹밥도 천원짜린 없는데말이죠. 한 덩어리씩 가져가 김치랑 먹는데 꿀맛이네요. 문득 숯불을 놀릴 수 없다는 생각에 밥 한 숟갈을 꾹꾹 눌러 불판에 올려요. 

 

 


고기 구워먹은 다음이라 불이 세지 않아 서서히 가열돼요.  누룽지 같이 꼬득꼬득 구수해요. 그런데 익어가면서 밥이 흩어질 수 있으니 불에 올려놓기 전에 꾹꾹 눌러 단단히 붙어있게 해야해요. 먹을 때도 머리를 써야한다는 어머니 말씀이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막간에 가래떡을 구워 조청에 찍어먹어요. 겉은 꾸득끄득 속은 말캉한 것이 일품이에요.

 

 


드디어 냉면이 나왔어요. 얼음 둥둥 육수가 보이나요? 양은 많지 않지만 고기 먹고 입가심하기에 딱 좋아요. 

 

 


마지막을 장식하는 잔치국수. 이거 오늘같이 추운 날 강추합니다. 어찌나 시원하던지 배부른 상태에서도 맛났어요. 어제저녁 먹었던 잔치국수가 지금도 생각나네요. 좀 있다 점심때도 먹고싶다는... -_-;; 

 

일어나면서 상을 보니 그야말로 물장수상. 남은거 없이 싹 쓸었네요. 이 가게 두 손으로 똑 떠다가 신촌에 옮겨심고 싶어요. 

 

 

 




부모님과 동생가족 배웅하고 돌아가는데 바람이 몹시 붑니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보니 이런, 뉴코아 지하와 지하철역이 연결되어 있군요. 마주보고 있는 뉴코아 후문으로 쏙 들어갔으면 찬 바람 맞을 필요 없었는데... 다음에 갈 때에는 지하철 역에서 바로 뉴코아를 통과해 가봐야겠습니다. 


2011.11.20.posterous에서..

[*2015. 봄, 이곳을 접고 매봉역에 새로운 집을 오픈했다네요. >> "저집에가면"https://fruitfulife.tistory.com/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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