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다리며

친구를 기다리며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문상 가는길. 어쩌다 급행을 타게되는 바람에 만나기로한 친구보다 한시간 반정도 일찍 도착해버렸다.

역으로 올라와 백화점도 둘러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관심가는 것도 없고 더 이상 할게 없다.

올라오자마자 처음 본 스토리웨이 카페로 들어가 초코라떼를 주문했다. 찬 바람 부는 날에는 역시 핫초코지.

기다리는 내내 스마트폰만 들여다 봤다. 기다릴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스마트폰 밖에 없었다. 더구나 미세먼지마저 좋지 않은 날. 뻑뻑해진 눈.

완행을 탄 친구에게선 더 늦어진다는 연락이 왔다.
천천히 와. 놀고 있을께.
낯선 곳에서 해는 더 빨리 저무는 듯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온다는 기약이 있을 때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겠지.
오지 않을 사람, 오지 않을지도 모를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얼마나 막막한 일일까.

돌아가신 분 입장에선 어떨까. 아마 우리를 기다리겠지. 잠자는 상태로.
자면서도 딸을, 그리고 아들을 위해 기도할 것 같다. 기도는 죽은 자가 아닌 산 자를 위한 것.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친구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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