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스태픽스

사직동 스태픽스

 

날이 잔뜩 흐렸다. 사직 공원과 사직 어린이 도서관을 지나 비탈길을 올라갔다. 1970년대 독특한 분위기의 사직 아파트와 커피한잔 카페를 지나 더 올라가다 오른쪽으로 꺾어졌다. 갑자기 툭 터진 마당 한가운데 횃불처럼 노랗게 타오르는 은행나무가 우리를 맞이했다. 바람이 부니 쏴- 하고 금돈 같은 나뭇잎이 비가 되어 쏟아졌다.

 

스태픽스의 은행나무

 

어제 낮에는 하루 종일 비가 흩뿌렸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도 마침 비가 내렸다. 깊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 후드득후드득 차양으로 비가 떨어져 부딪쳤다. 빗소리를 들으며 맡는 커피 향이 좋았다. 

 

정오경 스태픽스는 안팎으로 북적댔다. 따뜻한 라테 한 잔과 레몬 파운드케이크를 주문하고 진동벨을 받고 자리로 돌아오니, 나도 없는데 나를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노란색 낙엽 하나.

 

이번 달부터 리디 셀렉트를 시작했다. 어제 읽기 시작한 것은 '독살로 읽는 세계사'. 나이를 먹어가면서 전자책이 더 좋아진다. 가벼운 데다 폰트 종류와 크기를 내게 맞춰 조절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 책을 읽을 수 있는 리디 셀렉트는 휙휙 책을 읽어버리는 나 같은 사람에게 좋은 서비스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으면 목록에 없을 때가 많은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독살로 읽는 세계사

 

스태픽스를 나오는 길에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북 살롱 텍스트북에 들렀다. 출판사 사무실인 줄 알았는데, 북카페였다. 이야기 나누는 목적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곳이 좋을 것 같다. 조용하고, 분위기 좋고, 마음에 드는 책도 많았다. 데이빗 호크니 화집을 시작해 취향에 맞는 책들이 많았다. 

 

한쪽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도 있었는데, 얼마 전 교보에서 발견했던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도 있었다. 비슷한 느낌의 다른 책들을 모아놓아 사진으로 담아봤다. 다음에 읽기 위해. 찾아보니 리디 북스에는 있었지만, 셀렉트에는 없었다. 차라리 리디 셀렉트 회비를 올리더라도 리디북스에 있는 책은 셀렉트에서도 보게 하면 좋을 텐데. 

북 살롱 텍스트북의 책들

 

스태픽스 & 북 살롱 텍스트북

 

스태픽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9길 22 102호
  • 전화 : 050713412055
  •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9시

 

북 살롱 텍스트북

  • 전화 : 02-722-0934
  • 영업시간 : 월요일, 공휴일 휴무
  • 오전 11시-10시(화, 금)/ 11시-8시(토, 일)

 


 

스태픽스 라테 가격은 6,500원, 레몬 파운드케이크는 한 조각에 7,900원이었다. 라테 사이즈는 스타벅스 숏 사이즈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아무리 개인 카페라고 해도 좀 비싼 편이었는데, 맛이 그만큼 있었느냐 하면 뭐 꼭 그렇지도 않았다. 마당과 은행나무가 열일하는 카페. 흐리고 비 오는 날 분위기는 만점. 맛은 ★★★, 분위기는 ★★★★★.

 

 

[현대지성]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현대지성, 엘리너 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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