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산 가을 숲길


10월의 마지막 주일. 이번주일엔 느긋하게 3부예배를 드리고 출발했습니다. 둘레길이나 시내에 있는 산들은 굳이 아침 일찍 출발할 필요가 없겠더군요. 오고가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여유가 있네요. 

여의나루역에서 5호선을 타고 출발해서 11개역을 지나 22분만에 우장산역에 도착합니다. 아래는 이번 산행 루트입니다. 사실 가장 높은 곳이 87미터로 늘 오르던 동네 뒷산보다도 야트막해서 산행이라기보다는 숲길 산책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우장산역 2번출구에서 왼쪽으로돌아 e-편한세상아파트단지와 힐스테이트 공사현장 사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갑니다. 작은 교회를 끼고 다시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폴리텍대학 서울캠퍼스가 나옵니다. 학교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 교문앞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듭니다. 왼쪽으로 가도 상관은 없습니다. 꼬불꼬불 돌고 갈래길도 많지만 돌다보면 다시 학교앞으로 나오게 됩니다.

경사가 완만한 우레탄 산책로를 걷습니다. 걷는 내내 이렇게 물든 길이 아름답습니다. 때론 떨어진 은행열매로 괴롭기도 하지만 가을냄새라 생각하고 걷습니다. 왼쪽으로는 새로 만든 화장실이 나오고 오른쪽으로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공을 차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립니다. 초록색 잔디구장에 희고 빨간 유니폼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찻길이 만나는 구간이 되면 왼쪽으로 굴다리가 보입니다. 하지만 그쪽으로 돌기 바로 전에 꽤 경사진 계단이 나오는데 그리로 올라갑니다. 왼쪽이 국궁연습장인 공항정이고, 오른쪽은 검단산으로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이 다리아래가 바로 아까 아래쪽에서 보였던 굴다리입니다. 

공항정 국궁연습장 모습입니다.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배우고 연습하고 계셨는데 참 부러웠습니다. 말 없는 가운데서도 활기찬 모습이 멋집니다. 

우장산은 이제까지 걸었던 원당산과 다리 건너 검덕산을 합쳐 부르는 이름입니다.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너면 이제 산행의 느낌이 살짝 살아납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만남의 광장 안내판.

그리고 새마을탑.

이 새마을탑 주위로 운동기구들과 벤치들이 죽 둘려있습니다. 나무그늘아래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숲이 우거져 잘 보이진 않았지만 이제 잎이 지고나면 시내가 한눈에 보일듯합니다. 잠깐 쉬고 이번엔 올라왔던 길과는 반대쪽 길로 내려갑니다. 높지도 않은 산, 올라왔던 길로 또 내려가면 재미가 없잖아요. 

경사가 제법 급한 구간도 나오지만 안전을 위해 로프와 기둥이 설치되어있네요. 올라왔던 길과는 달리 산의 응달진 면이라 어제 내린 비와 밟힌 낙엽들로 살짝 미끄럽습니다. 밟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이 산엔 갈래길이 많습니다. 잘 모르면 올라갈 땐 새마을탑, 내려갈 땐 폴리텍대학을 물어보면 됩니다. 하지만 길들이 나중엔 다 한 군데로 만나게되는 것 같아요. 다시 다리를 건너 원당산쪽으로 내려갑니다. 

낙엽들이 비처럼 눈처럼 내립니다. 특이한 것은 길 곳곳에 시들을 적어 세워놓은 것입니다. 

하늘로 돌아가다. 귀천(歸天). 더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가지만 이렇게 고왔던 숲길도 '아름다웠다'라고 말하고 싶어질듯 합니다.

다른 길로 가다보니 역시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쪽동백군락지입니다. 꽃이 피면 장관일듯합니다. 숲이라 금새 그늘이지려합니다. 고즈넉한 숲이 멋져 함께한 남편 사진도 한 장 찍어줍니다. 미남입니다. ㅎㅎ

이렇게 길을 따라 걸어 폴리텍대학앞을 지나 다시 아파트단지를 통과하면 우장산역에 도착합니다. 우장산 숲길은 경사도 완만해 초보자들이나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어려워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코스였습니다. 인조잔디구장이나 국궁연습장, 여러가지 운동시설들이 구비되어있어 산책 뿐 아니라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이곳 주민들에겐 보배로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역 앞엔 모델하우스도 있고 공사도 한층인데 이쪽으로 이사오는 사람들은 우장산이 있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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