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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열매맺는나무 2024. 5. 30. 18:09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도쿄 첫날은 데이나이스 호텔에서 보냈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정도를 예상하고 들어갔다. 전에 부산 갔을 때 토요코인 호텔을 이용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뭐 그 정도 되겠지 하고 짐작했다.

 

정말 작았던 트윈룸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정문

 

하지만 배정된 방에 들어가 보고는 깜짝 놀랐다. 너무 작아서. 얼마나 작은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만 나온다. 토요코인 더블룸은 여기 비하면 궁궐이었다. ㅎㅎㅎ

 

트윈 룸이었는 싱글베드 2개를 욕실 옆 벽에 딱 붙여 놓았다. 그 반대쪽 벽엔 창문이 나 있고, 창문 앞엔 텔레비전과 커피포트, 미니 냉장고가 놓여 있었다. 머리맡 왼쪽으론 화장대 겸 작은 책상이 있었다. 이러면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딱 거기가 끝이라는 거. 

 

첫째, 너무 좁다. 여유공간이라고는 침대 발치와 벽 사이, 침대 왼쪽과 벽 사이뿐이다. 침대 왼쪽과 벽 사이는 두 사람이 서로 비켜 줘야 다닐 수 있고, 발치와 벽 사이는 혼자서도 겨우 통행이 가능한 정도다. 몸집이 큰 사람이라면? 나보다 훨씬 견디기 힘들겠지. 다음날 아침에 보니, 체구가 큰 서구 사람들도 많던데,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었다.

 

그래도 좁은 것 빼곤 뭐 그냥저냥 지낼만 했다. 일본 사람들은 그렇게 꼼짝할 수 없는 공간도 아무렇지 않게 느끼는 걸까? 하여튼 짧게 머무는 곳이니 그냥 추억이라 여기고 잤다.

 

아침 산책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날은 흐리지만 작은 강을 낀 동네 모습이 독특했다. 우리나라는 큰 강이든 좀 더 작은 천이든 물이 있는 곳과 건물이 있는 곳 사이가 뚝 떨어져 있다. 장마철이 되면 양재천도 산책길까지 잠기기 일쑤고, 한강 시민공원도 자주 잠기는데 바로 옆에 집을 지었다간 그냥 물난리가 날 테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일본은 신기하게도 똑같이 장마를 겪는 나라인데 이렇게 물가에 바짝 붙여 건물을 짓는다. 장마철이 아니어도 비가 자주내려 강물의 수위가 별 차이가 없는 걸까?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호텔 창문에서 내려다본 헤이큐강

 

여섯 시도 되기 전에 눈이 떠졌다. 7시 호텔 조식이 시작되기 전에 잠시 동네 정탐에 나섰다. 호텔과 강 사이에 난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걷다 죽은 쥐도 하나 발견하긴 했다. 혼자였으면 놀랬을 거 같다. 그랬다면 아예 이런 호젓한 곳은 걷지 않았겠지. 군자도 아닌데 대로를 고집하는 나. ㅎㅎㅎ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강가 산책로를 따라 걸었던 아침

 

날이 흐리다보니, 사진이 우중 중 해 보이긴 하지만 차분한 동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분은 그래도 차도로 다니는데, 진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 채 그냥 인도를 질주한다. 마치 암스테르담 같은 분위기. 자전거 도로 구분이 없는 데다, 길도 좁아 그런 걸 수도 있다. 사람도 차도 모두 좌측통행을 한다지만, 사람이나 자전거는 꼭 그렇지도 않았다. 길을 걸을 땐 늘 자전거를 조심해야 했다.

 

아저씨, 아침은 드셨나요?

 

데이나이스 호텔 조식 뷔페

집에서 하던 버릇대로 놀러 와서도 일찍 일어나버린 우리. 산책까지 했으니 배도 고플만한 시간 일곱 시.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방에 비하면 꽤 넓은 식당 모습. 밥파와 빵파를 위한 두 가지 아침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반찬이 나쁘지 않아 일단 밥을 먹기로 했다. 

 

데이나이스 호텔 아침 식당은 이렇게 생겼어요

 

유부와 미역, 송송 썬 대파가 국그릇에 미리 담겨있다. 국만 퍼 담으면 된다. 난 어릴 적에 맵지 않고 달달한 이 된장국을 좋아했다. 일식집 가면 다른 건 다 놔두고 여기다 밥 말아먹겠다고 떼를 썼다. 모리소바 맛을 안 다음부턴 내내 그것만 먹었지만. 

 

아침엔 역시 따끈한 된장국이 최고다. 국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속이 풀리는 느낌이 참 좋다.

 

따끈한 미소시루

 

내가 워낙 아침에도 잘 먹는 편이긴 하지만, 여기 반찬이 꽤 맛있었다. 

왼쪽에 있는 츠쿠다니는 뭘로 만든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보기엔 춘장인가 싶었다. 안 먹어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운데는 머위줄기를 간장에 조린 것인데 오독 쫄깃한 것이 맛있었다. 오른쪽은 매실장아찌 우메보시. 별로 좋아하지 않아 패스~

 

반찬 삼총사

 

왼쪽부터 달걀요리, 전갱이 구이, 두부와 채소. 조류, 어류, 식물성 단백질이 총출동했다.

 

단백질 친구들

 

여기 모인 건 절임반찬 츠케모노와 밑반찬들. 밥반찬으론 이런 장아찌 종류도 좋다. 왼쪽부터 오이, 무, 오복채. 아래쪽은 기억이 안 난다. 

 

 

감자튀김과 소시지, 가라아게처럼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부식으로 보이는 것들도 준비되어 있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맨 뷔페 맨 처음이 샐러드와 시리얼, 요거트 등으로 시작하고 있었는데, 그걸 제외하면 빵을 먹는 사람을 위한 것이 너무 없었기 때문. 

 

빵파를 위한 것인듯

 

밥보다 빵을 선호하는 사람을 위한 코너는 이렇게 생겼다. 팬케이크와 롤빵, 식빵, 크라상등 각종 빵이 잼, 버터와 함께 놓여있다. 데워 먹을 수도 있었다. 우유와 커피도 준비되어 있었다. 난 신선한 채소와 반찬, 국을 해서 밥을 다 먹고 난 다음, 디저트로 팬케이크를 가져다 먹었다.

 

커피는 레인지 옆에 있는 까만 기계에서 나오는데, 어찌나 진한지. 우유를 탈 수 밖에 없었다.  빵 종류는 살짝 데워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쌉쌀한 밀크커피와 시럽을 바른 팬케이트까지 먹고 나니 배불배불 든든. 이날은 자유일정으로 하루를 다 보낼 예정이었으니 일단 든든하게 시작. 

 

팬케이크, 모닝롤, 식빵, 크라상...

 


 

맺는말

도쿄 데이나이스 호텔. 다른 문제는 없다.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 또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딱 그 정도. 너무 좁은 거, 그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좁은 방에 침대 두 대를 가져다 꽉 끼워 넣었으니 얼마나 비좁겠는가.

 

밥은 부실하지 않게 잘 나오는 편이었다. 좁은 방에서 밤을 보내고 나오니 조식이 상대적으로 괜찮아보였을 수도 있다. 아주 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로우는 아니다. 나름 밥이 맛있어 다행이었다. 적당히 알뜰한 여행을 하기에 딱 알맞은 호텔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자유여행으로 도쿄를 방문한다면,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여기보단 좀 더 나은 호텔로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 비스타 도쿄 베이 같은. 온천 대욕장부터 야참 소바, 다음날 아침 조식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호텔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뽈뽈 긴자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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