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녁 명동 걷기 - 신세계, 롯데 성탄장식
겨울 저녁 명동 걷기 - 신세계, 롯데 성탄장식
아직은 날이 그리 춥지 않았던 어느 날 저녁.
명동을 걸었다.
시청역 6번 출구에서 시작해 서울 광장을 가로질러 무교동 쪽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러면 롯데호텔의 성탄 장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레지던트 호텔 앞으로 걸어도 되는데, 그렇게 걸으면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렇게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롯데호텔 성탄장식을 우로 봐 자세로 보면서 앞으로 직진. 하나은행 앞에 이르렀다.
횡단보도 앞에서 하늘을 본다.
분명 하늘엔 가을이 아직 가득하다.
하지만 땅을 보면 겨울을 재촉하는 성탄 장식으로 이미 겨울이 온 것 같다.
하늘엔 영광이요 땅엔 평화라고 했는데, 어째 땅의 사람들은 평화보다는 마케팅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 보면서도 씁쓸.
원래 성탄 장식은 신세계 백화점이 유명했는데, 몇년 전부터는 롯데도 힘을 바짝 주고 있다.
롯데 백화점에서 좌회전해서 명동을 지나 신세계 백화점 앞까지 쭉 직진한다.
한국은행이 보인다.
오, 저녁때 잘 돌아다니지 않아서 몰랐는데, 한국은행 조명 이렇게 주니 멋지구나.
그 앞 교차로엔 마침 교통사고가 나서 뒷처리중이었다.
성탄 장식을 마친 신세계 백화점이 보인다.
어라. 올해는 이게 다? 끝?
길에는 사진찍는 사람에 길을 가는 사람이 섞여 인산인해지만, 장식은 어딘지 예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이 스크린은 단순한 2D 스크린이 아니다. 3D 아나몰픽 기법으로 제작된 영상을 보여주는 8K 미디어파사드. 높이가 18미터, 폭이 72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화면이다. 한마디로 입체감이 뛰어나다는 뜻.
하지만 우리 눈은 이미 그런 거에 익숙해진 상태. 게다가 입체감을 확실히 느끼게 하려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향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안에서만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막눈으로는 그냥 그렇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이왕이면 리본이나 썰매, 그런 것들이 저 안쪽에서부터 관객들 쪽으로 후욱! 하고 날아오거나 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효과 만점이었을 것 같다. 성탄 영상이 끝나면 해치와 친구들이 나오는데, 그 영상이 더 입체감이 살아있다. 경회루 청동용 영상은 뭔가 좀 아쉽.
Tip!
어쨌든, 신세계 성탄 장식을 사진찍거나 감상하려면, 지금 이 사진 찍은 위치보다 좀 더 왼쪽으로 움직여 회현 지하쇼핑센터 1번 출구 앞으로 가는 게 좋다. 더 왼쪽으로 이동해 스타벅스 중앙우체국점 앞으로 가면 음악 등 음향효과가 훨씬 잘 들린다.
퇴근 후 느긋하게 보려면, 정동길에서 시작해 세종대로를 걷다 남대문 앞에서 좌회전해서 북창동으로 들어가 저녁을 먹은 다음, 한국은행 - 신세계 백화점 - 롯데백화점 순으로 보는 코스를 택해도 좋을 것 같다. 아, 생각하다 보니 오늘 같은 날 북창동에 있는 금성관에 들러 나주곰탕이나 뜨끈하게 한 그릇 먹고 싶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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