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오 에 올리오 스파게티
알리오 에 올리오 스파게티
어제저녁은 알리오 에 올리오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다.
알리오 aglio는 마늘, 올리오 olio는 올리브기름을 말한다. e는 and. 그리고라는 뜻이다. 알리오 에 올리오 스파게티는 이름 그대로 마늘과 올리브기름으로 만든 스파게티라는 뜻.
원래는 점심 메뉴였는데, 깜빡 잊고 찬밥을 해치우느라 참치와 오트밀을 넣고 죽을 끓여먹는 바람에 저녁 메뉴가 되어 버렸다.
이 음식은 정말 마늘과 기름, 그리고 스파게티 면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니 서민들도 부자들도 모두 함께 먹는 국민 파스타로 자리하게 되었겠지.
나도 새우를 넣을까 아니면 베이컨을 넣을까 고민하다 그냥 마늘만 넣고 정통의 맛을 살리기로 했다.
재료 준비
재료는 정말 별거 없다. 스파게티 면, 마늘,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요거 뿐이다.
혹시 있다면 올리브나 페페론치노를 넣어도 되지만,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페페론치노 대신 건고추를 사용해도 된다.
마늘을 열개 정도 얇게 썰어 놓는다. 준비 끝.
국수 삶기
보통 파스타 면은 5인분을 판다. 다른 것들은 2인분, 4인분씩 팔면서 파스타 면은 어째서 옛날 그대로 5인분을 파는지 모르겠다. 옛날엔 카레며 기타 인스턴트 음식, 재료들이 기본 5인분씩이었다는 거 기억나는지(알는지)? 아무래도 그때는 부모 + 아이 셋이 기본 가족구성이었나 보다.
어쨌든. 파스타면은 4인이 아니라 5인분이다. 하지만 셋이 먹는다고 3/5를 삶으면 좀 많다. 반만 삶아도 된다(우리 집이 소식일지도 모르지만).
팔팔 끓는 물에 국수를 넣고 소금도 조금 넣고 삶는다. 가끔씩 휘휘 저어 냄비 바닥에 국수가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국수는 어느 정도 삶는 게 좋을까?
예전엔 심이 씹히는 알단테 상태가 좋아 8분 정도 삶았는데, 취향이 변했다. 그래서 10분 살짝 넘게 삶는다.
라면은 여전히 꼬들거리는 게 좋은데, 어째서 스파게티는 푹 익은 게 좋을까?
소스 만들기
국수를 삶는 동안 프라이팬에 올리브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얇게 자른 마늘을 넣고 익힌다. 마늘과 기름이 타지 않도록 약한 불에서 슥슥 저어가며 익힌다.
기름이 끓으면서 천천히 익어간다. 마늘을 익히면서 페페론치노도 함께 넣어준다. 기름 자체에 마늘과 고추 향이 배어든다.
건고추도 좋다. 이번엔 둘 다 없어 코스트코에서 파는 고추 플레이크를 사용했다. 고춧가루는 추천하지 않는다. 지저분하다. 차라리 청양고추를 넣는 게 나을 것 같다. 풋내가 좀 나긴 하겠지만.
스파게티 만들기
국수가 다 익으면 집게를 이용해 팬으로 옮겨 담는다. 찬물에 헹구거나 식힐 필요 없다. 단, 기름이 끓는 것이 좀 잦아들면 넣자. 잘못하면 물기가 들어가 사방으로 기름이 미친 듯이 튀어 나갈 수 있다.
국수 삶은 물은 버리지 않고 대기.
팬에 면수(국수 삶은 물)를 넣고 잘 저어주며 익힌다. 면수의 양은 처음부터 왕창 넣지 말고 조금씩 봐가며 넣어야 한다. 물바다가 되어버리면 곤란하다. 이때 소금으로 간을 한다. 혹시 굴소스가 있다면 한 숟갈 넣어준다. 파는 것 같은 맛이 된다. 굴소스에 첨가물이 많아서일까.
다 완성되면 집게로 잡아 올려 접시에 옮겨 담는다. 이때 집게를 놓지 말고 돌돌 말아준 다음 집게를 살짝 빼내면 보기 좋게 담긴다. 팬에 남은 국물과 건더기를 면 위로 끼얹어 준다. 그럼 완성. 이제 맛있게 먹자.
신기하게 뭐 특별한 거 하나 들어간 거 없는데도 정말 맛있다.
어제저녁도 그렇게 해서 성공!
오늘은 또 뭘 해 먹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