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리뷰/맛있는 집

나누미 떡볶이 성대본점

열매맺는나무 2025. 1. 13. 18:29

나누미 떡볶이 성대본점

지난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성탄절날 외식이 무슨 떡볶이냐 싶지만,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머리를 맞대더니 며칠 전부터 가보고 싶다고 했던 곳이었다. 명륜동 성균관 대학교 앞에 있는 나누미떡볶이라나. 

재빨리 가지 않으면 대기 줄이 엄청 긴 집이란다. 학교앞 떡볶이집이 아주 명물인가 보다. 그날도 우리 앞에 대기하는 팀이 있었다. 그런데 잘 되는 집 옆도 잘 되면 좋으련만. 꼭 그렇진 않다. 이 집은 성탄절에도 문전성시. 대기줄이 긴데, 옆가게는 안타깝게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이런 집은 예민해지기 마련. 어려운 시기, 자영업자의 타는 속을 누가 알랴. 나도 자영업을 해 봤지만, 정말 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마치 내가 거미가 된 것만 같다. 이럴 땐 옆집을 가리지 않도록 하고 통행에도 방해되지 않도록 차도 쪽으로 붙어 줄을 서야 한다. 

우리는 떡볶이, 순대, 오뎅을 먹기로 했다. 둘씩 짝을 지어 하나씩 주문했다.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나온 떡볶이!
생각보다 양은 적지만 때깔이 정말 곱다. 태양초를 사용했는지 빛깔도 칙칙하지 않은 다홍빛인데, 거기다 실파와 깨가 아주 먹음직한 대비를 이룬다. 가래떡을 뚝뚝 끊어 만든 떡볶이라 양념이 제법 매운데도 심하게 맵지는 않다. 오뎅도 쫄깃, 떡도 쫄깃. 

나누미 떡볶이 성대본점
드디어 나온 떡볶이!

뒤미처 오뎅도 나왔다. 오뎅을 오뎅이라고 해야지 어묵이라고 하는 건 정말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하는 것만큼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사실 어묵은 가마보꼬처럼 찐 것을 어묵이라고 해야 맞다 생각한다. 이렇게 튀긴 것은 오뎅이지. 그렇게 우리말로 바꾸려면 파스타나 스파게티는 어째서 바꾸지 않는가. 우스운 일이다. 

오뎅도 등장

떡볶이와 오뎅을 먹다 보니 순대도 나왔다. 당면 가득 서울식 순대다. 어릴 땐 정말 순대를 좋아했다. 순대를 먹으려고 엄마가 시장에 가면 꼭 놓치지 않고 따라갈 정도였다. 순대 20원어치만 주세요. 하고 주문하면 커다란 고무대야 위로 도마를 척 걸치고 숭덩숭덩 순대를 썰어 작은 접시에 담아 준다. 그러면 나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이쑤시개로 순대를 콕콕 찍어 먹곤 했지.

그땐 퍽퍽한 간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허파랑 순대만 좋아했다. 커가면서 간도 잘 먹게 되었다. 또 오소리감투라고 했던가. 머리 고기도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은 이런 내장 부속을 더 잘 먹게 되었다. 입맛은 정말 변하는 것인가 보다.

순대도 나왔다

나누미 떡볶이는 큰 가게가 아니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으로 주방 시설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벽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테이블이 있다. 가운데는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메인테이블이 있다. 여기 우리 말고도 또 다른 가족이 있었는데, 단란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잘 먹는 아드님이 얼마나 귀여웠던지. ㅎㅎㅎ

나누미떡볶이 내부 모습

 

이곳 메뉴는 단촐하다. 쌀떡볶이, 찹쌀순대, 김밥 모두 각 5천 원씩이다. 어묵은 하나에 1,500원, 콜라와 사이다는 2천 원이다. 여기는 오뎅이 맛있다. 김밥 한 줄에 5천 원은 좀 비싼 감이 있지. 글을 쓰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어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9-1
  • 전화번호 : 02747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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