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6 늦은 가을 산책 20211111 늦은 가을 산책 20211111 요 며칠 계속 비바람 불고 얼렁뚱땅 첫눈까지 내렸다. 마지막 가을비와 첫눈이 연이어 내린 셈이다. 어쩐 일인지 화단에는 여름에 피어야 할 분꽃까지 필 정도로 날이 따뜻했었는데, 이렇게 또 갑자기 겨울을 재촉하는 날씨가 되었다. 바쁘다고 제대로 구경도 못한 채 단풍을 이제라도 볼까 싶어 밖으로 나갔다. 화면만 들여다보니 멀미가 날 지경이라 매일 나가긴 했는데, 그게 또 어두워진 뒤라 나뭇잎 색깔도 잘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렇게 찌부둥해서 주룩주룩 눈물만 흘리던 하늘에 파란 구멍이 뚫리고 해가 나왔다. 바람이 그렇게 불더니 구름을 밀어냈나 보다. 흰 구름과 검은 구름 사이로 누가 길을 낸 것만 같다. 푸른 하늘이 반가워 사진을 찍어봤다. 하지만 내 눈에 담긴.. 2021. 11. 12. 블루포트 프렌치 크라상 블루포트 프렌치 크라상 요즘 들어 더욱 자주 찾는 블루포트 카페. 언젠가 먹어본 미니 크라상이 맛있어 계속 다음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는 시간이 너무 일러 미처 베이커리 팀이 빵을 내어놓는 시간 전에 일어서야 했어요. 하지만 오늘은 좀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꼭 먹어보리라 작정하고 카페라떼만 먼저 주문한 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다시 시작한 네이버 블챌 글을 쓰면서요. 그렇게 기다리기를 한참. 뒤를 돌아보니 진열장이 빵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제가 뭘 하나 하면 다른 것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합니다. 멀티가 안 돼요. 기쁜 마음에 벌떡 일어나 쟁반에 유산지를 깔고 금빛 집게를 들어 크라상을 집어... 그런데 오늘은 크라상이 미니 사이즈가 아니네요. 프렌치 크라상입니다. 미니 크라상이 아니.. 2021. 5. 28. 봄비 내리고 난 뒤 봄비 내리고 난 뒤 며칠 전, 봄비가 왔다. 봄비가 내리던 그날. 우산을 쓰고 걸었다. 바늘 같은 잎 끝마다 빗방울이 영롱하게 맺혔다. 꽃잎마다 영근 구슬은 또 어떤지. 꽃에서 솟아난 이슬 같기만 하다. 그리고 며칠 뒤 아침. 하늘은 새파랗게 개었는데, 개나리는 활짝 피었고, 목련꽃은 망울 부퍼 곧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새 잎 돋는 나뭇가지, 언제 얼었냐 싶게 부드러워진 흙 위론 여린 새 풀잎이 올라온다. 2021. 3. 24. 근황 1. 코인 워시 빨래건조기를 사용하다 요즘은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다. 어제 출근하기 전에 널어놓고 저녁때 들어와 보니, 빨래가 그대로다. 건조대에 널렸던 빨래를 걷어 장 볼 때 쓰는 가방에 넣어 근처 동전 빨래방으로 갔다. 그러잖아도 수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삶았던 터였다. 삶아 빤 빨래가 아까워 그냥 놔둘 수 없었다. 코인 워시란다. 동전 빨래라는 말은 이제 쓰지 않는 건가. 이 정도 영어는 알아야 밖에 나가 빨래도 하고 사는 건가 싶다. 기계에서 5천원 지폐를 바꾸니 500원짜리 동전 10개가 나온다. 건조기 입구에는 종이 방향제를 한 장 넣으면 좋다고 쓰여있다. 500원을 주고 두 장을 사서 넣었다. 건조기 사용료는 4천 원이다. 동전 8개를 넣으니 35라는 숫자가 나왔다. 3천5백 원을 넣.. 2020. 8. 4. 비 오는 날엔 역시 부침개 오늘같이 비 오는 날엔 역시 부침개가 최고죠. 주룩주룩 내리는 비 탓인지 아침부터 트윗에는 먹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이에 자극받아 만들어먹은 애호박전과 겉절이입니다. 부침개는 치지지직 그 소리마저 얼마나 정겨운지. 처음엔 소리로, 나중엔 냄새로, 그리고 마지막엔 맛으로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가끔씩 씹히는 풋고추의 알싸한 향이라니. 새콤한 식초와 향긋한 들기름이 고소한 상추 겉절이와 시원한 나박김치는 초여름 저녁을 기분좋게 하는 아이템입니다. 비오는 초여름 저녁, 부부가 마주앉아 부침개가 빚어내는 정겨운 낭만을 누려보세요. ^^ 2009. 5. 21. 가을비 @fedegrafo/morguefile 비가 주룩주룩 옵니다. 그토록 뜨거웠던 태양을 뒤로 하고, 이제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유리창위로 하나의 궤적을 따라 또 다른 빗방울들이 또 다른 그림을 그려나가고 그 위로 바람이 스치웁니다. 또르르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돌연, 후려친 바람에 여기저기 벼락치듯 문닫히는 소리에 기절할듯 놀랍니다. 이 비가 찬비가 되어 뜨거웠던 대지를 적시고 메말랐던 가지에, 잎새에 새 생명을 줍니다. 대지가 다시 숨을 쉬고 우리들도 한 숨 돌립니다. 다 좋은데.... 저 내일부터 수영강습 받습니다. 그 뜨거웠던 시절 다 놔두고, 이렇게 선선해질 때를 딱 맞춰 시작하게 되었네요. ㅠㅠ 2008.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