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 긴자점 & 이토야 문구 긴자점 @도쿄
핸즈 긴자점 & 이토야 문구 긴자점 @도쿄
긴자 기무라야에서 단팥빵과 커피로 에너지를 충전한 다음 코스는 무인양품. 체구가 작은 나는 무신사나 스파오 같은 브랜드 옷은 너무 커서 입을 수가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나마 작은 사이즈가 나오는 무인양품이나 유니클로, 아니면 자라 키즈를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아직 개점 시간 11시가 되지 않아 들어갈 수 없었다. 불과 몇 분 차이지만 핸즈부터 가기로 했다.
핸즈 긴자점
DIY 용품들이 가득한 핸즈는 전에 미니어처 하우스에 관심 있었을 때부터 궁금했던 곳이었다. 그때는 '도큐핸즈'라고 했었는데, 이젠 도큐는 떼버리고 그냥 핸즈라고 부르고 있었다. 궁금해서 알아보니, 도큐핸즈는 도큐 그룹의 자회사였을 때 불리던 이름이었다. 2022년 3월 카인즈라는 홈센터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도큐'를 떼 버리고 그냥 '핸즈'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11시 오픈을 4분 남겨둔 시간. 우리 앞으로 세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가방을 주렁주렁 든 것이 누가 봐도 여행객(출장? 관광?)의 모습이다.
5층부터 9층까지가 핸즈 긴자점 매장인데, 우리는 9층에서 시작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기로 했다. 다른 생활용품 같은 것들은 관심이 없어 슬렁슬렁 넘기고 7층으로 내려갔다.
7층이 바로 내가 가고자 했던 DIY 제품 매장. GINZA D.I.Y라고 쓰여있다.
미니어쳐미니어처 하우스를 만들 수 있는 갖가지 재료 키트도 팔고 있었다. 빵, 과자,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는 4,180엔. 동전을 넣고 돌리면 도로록 쏟아져 나오던 사탕기계며 막대사탕이 귀염뽀짝한 미니어처다.
아래 사진은 그보다 더 작은 미니 베드룸과 미니 키친. 각각 1980엔이다. 바닥면과 벽 2개를 꾸미놓은 것이 어쩐지 옛날 싸이월드 미니홈피 미니룸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꽉꽉 채우는 것도 한도가 있지, 왼쪽 미니 베드롬은 좀 지나친 거 아니야? 저런 데서 누워 잔다고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그 외에도 공예 작업에 사용할만한 공구며 자재들이 종류별로 쌓여있었다. 내가 받은 인상은 호미화방 + 알파문구 + 다이소. 딱 그런 느낌.
핸즈 위치정보
- 주소 : 일본 〒104-0061 Tokyo, Chuo City, Ginza, 2 Chome−2−14 1 5~9F マロニエゲート
- 전화 : +81335380109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오후 9시
이토야 문구 긴자점
핸즈에서 나와 남동쪽으로 260미터, 약 5,6분 정도 걸으면 이토야 문구다. 골목 세 개를 지나 찻길에서 횡단보도만 하나 건너면 도착이다. 그 짧은 사이에도 소위 '명품' 매장이 넘쳐난다.
뭐가 명품인가 하는 점은 사람마다 그 정의가 다 다르겠지만, 고가이면서 이름이 잘 알려진 브랜드(음... 고가 대중브랜드?) 매장이 널려있는 곳이 긴자다. 하지만 그런 데에는 취미가 없는지라, 불가리 매장도 그냥 패스. 사실 그보다는 그 옆에 있는 이토야가 관심 대상이기 때문이었다.
빨간 종이클립 아래 'itoya'라고 적힌 돌출 간판이 보인다. 여기가 이토야 문구 긴자점이다. 이토야 문구 매장으로 들어가면 종이로 만든 갖가지 것들이 넘쳐난다. 핸즈가 창고형 매장이라면, 이곳은 문구 전용 백화점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 놓았다.
이토야 긴자점은 지하 1층부터 12층까지가 전부 이토야 매장이다. 12층 맨 꼭대기에는 Stylo라는 카페가 있다. stylo는 불어로 펜 pen이라는 뜻인데, 문구점 안에 있는 카페 이름으로 딱 어울린다. 그 아래 11층엔 농장이 있다. 흙밭이 아니라 롯데마트 같은 곳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도시형 농장, 식물 공장 같은 그런 곳이었는데, 우리가 갔을 땐 아무것도 없었다. 10층은 핸드 셰이크 라운지라는데, 이곳은 예약하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200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창업당시 가게 모형. 딱 한 장 남은 사진을 바탕으로 미니어쳐리스트 하가 이치치가 1/12 스케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맨 위에는 伊東屋 ITOYA라고 적혀있고, 그 아래 보이는 간판에는 '和漢洋文房具'이라는 한자와 STATIONARY라는 영어가 함께 쓰여있다. 和漢洋文房具란 영어로 하자면 "Japanese-Chinese-Western Stationery", 즉 일본, 중국, 서양의 문구라는 뜻으로 벼루나 붓 같은 전통 제품부터 펜 같은 최신 제품까지 모든 걸 취급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진짜 이토야 문구가 시작되는 곳은 8층부터다. 이토야 긴자 매장은 일단 폭이 좁다. 대신 층고가 높다. 그래서 실제 면적에 비해 좁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는다. 대신 계단으로 이동하려면 많이 걸어야 한다. 10층에서 8층을 걸어내려 가는데, 하염없이 걸어내려 가는 느낌이었다.
8층에선 여러 종류의 포장지, 리본, 장식소품, 스탬프, 펀치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특히 일본 종이 和紙가 눈에 띄었다. 7층엔 각종 물감과 색연필, 연필, 색색까지 종이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8층, 7층 모두 방문객들이 가능한 많이 다뤄보고 살 수 있도록 체험 존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6층은 홈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용품을 팔고 있었다. 납작한 나무에 작은 조명이 박힌 라이트 베이스 Light Base 라는 것도 있었다. 실제로 종이접기, 유리컵, 유리 구슬이 동그랗고 네모진 베이스 위에 놓여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깜깜한 밤, 거실에 놓여있는 모습도 좋을 것 같았다.
한쪽 구석엔 어릴 때 갖고 놀던(것과 비슷하게 생긴) 유리구슬이 진열되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19,800엔이다. 나무 받침에 37개의 유리구슬이 놓여있는 것이 한 세트인데, 데스크볼 마블글라스라고 적혀있다. 찾아보니, 베네치아 솔리테어라는 게임을 하는 도구라고 한다.
왼쪽엔 돌로 만든 구슬이 있었는데, 그건 지금 기억나지 않지만 3만이 넘었던 것 같다. 돌 구슬로 하는 건 스톤 마블 솔리테어라고 하는 것 같았다. '같다'고 한 건, 우리말로 검색하니 솔리테어 게임이라고는 카드 게임만, 영어로 찾으니 이런 구슬 상품만 나오기 때문이다. 게임 도구인 건 확실한 것 같은데,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이렇게 깜찍한 구슬을 통로에 놓다니.... 했는데, 실제로도 슬쩍 하는 사람이 꽤 있는지 빨간 경고문이 붙어있다.
도둑질은 반드시 경찰에 통보됩니다
예로부터 견물생심이라고 했다. 어른이야 곱구나~ 하면서 지나가겠지만, 어린 아이나 유혹에 약하고 도덕 수준은 낮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방치하다시피 해두고 유혹할 게 아니라 둥근 유리 덮개라도 덮든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6층엔 정말 'home'과 관계된 모든 것들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 고기나 생선을 굽는 팬까지도! 문구점에서 생선구이 그릴을 팔다니, 상상도 못 했던 조합이다. 생선을 좋아하지만, 한번 구워 먹고 나면 온 집안이 생선 비린내가 나서 괴롭다. 이걸로 구우면 설마 냄새도 안 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럴리 없어 패스.
구이가 되어버린 꽁치 모형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 오른쪽에 보이는 집게는 생선 가시를 발라내는 용도다. 이거나 하나 사 올걸 그랬나? ㅎㅎ
가죽으로 만든 하마 가족도 귀엽다.
이곳에선 동생을 위해 간단한 장바구니로 쓸만한 작은 에코백과 곧 생일을 맞는 조카를 위한 생일 카드를 샀다. 나팔꽃이 그려진 작은 부채가 카드 역할을 하는 건데, 한번 보고 버릴게 아니라 더운 여름 내 잘 쓸 것 같아 골랐다.
나를 위해선 칼라 딱풀을 골랐다. 마침 집에서 가져온 글루 테이프가 두 개 다 똑 떨어진 참이라 하나 살 생각이었는데, 이토야에 간 김에 구입하게 되었다. 풀을 칠하면 파란색으로 발리는데, 다 마르면 투명하게 된다. 어디에 풀칠되었는지 금방 알 수 있으면서도 마르면 색이 없어지니 괜찮다.
호텔로 돌아와 써보니 떡지고 뭉쳐 대실망이었다. 하지만 말라있어서 그랬는지 좀 쓰다 보니 제대로 발리기 시작해 괜찮아졌다. 다행스. 원래는 두 개 사서 하나는 남편에게 선물했는데, 얼마 쓰더니 내가 전에 쓰던 아모스 노란 딱풀로 바꿔갔다. 자기에겐 그게 더 잘 맞는다나. 사실 가격뿐 아니라 품질도 아모스 딱풀이 勝!
이토야 문구 층별 정보
- 8층 - 크라프트 (포장지, 일본 화지, 수공예 등)
- 7층 - 컬러 (안료, 물감, 채색도구, 연필, 서양종이)
- 6층 - 홈 (인테리어 용품, 가구, 와펜, 지구본, 디퓨저등 생활용품)
- 5층 - 오피스 (일반적으로 쓰는 펜, 포스트잇, 메모지)
- 4층 - 캐리 (에코백, 부채, 다이어리, 수첩)
- 3층 - 데스크 (펜, 만년필등)
- 2층 - 쉐어 (엽서)
- 1층 - 그라운드 (엽서, 수건)
- 지하 1층 - 인스피레이션 홀
이토야 문구 위치 정보
- 위치 : 일본 〒104-0061 Tokyo, Chuo City, Ginza, 2 Chome−7−15 12F
- 전화 : +81335618311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단, 일요일은 오전 10시~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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