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식스 옥상정원, 츠타야 서점, 나카무라 토키치
긴자식스 옥상정원, 츠타야 서점, 나카무라 토키치
점심을 먹었으니 그다음은 차와 디저트다. 하지만 그전에 좀 걷기도 해야지. 비가 흩뿌리니 실내에서 걷는 것도 괜찮아. 그래서 갔던 곳이 바로 긴자식스다. 늘 그렇듯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서 훑어내려 갔다.
- 지하 4층 -주차장
- 지하 3층 - 간제노 극장 (다목적 홀)
- 지하 2층 - 푸드
- 지하 1층 - 뷰티
- 1층 - 패션, 여행자 서비스 센터, 주차장, 입구
- 2층, 3층 - 패션
- 4층, 5층 - 패션, 라이프 스타일
- 6층 - 아트 북 & 카페, 레스토랑 (오전 11시~오후 11시)
- 7층~12층 - 오피스
- 13층 - 레스토랑, 라운지 (오전 11시~오후 11시)
- R층 - 긴자 식스 가든 (오전 7시~오후 11시)
1. 긴자식스 옥상정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R층(13층인 셈)에 올라 밖으로 나가면 양쪽으로 나무를 심어놓은 회랑이 나오고, 그 끝은 툭 터져 밖으로 연결된다. 오른쪽으로 돌든 왼쪽으로 돌든 상관없다. 난 오른쪽으로 돌았다. 처마 밑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본격적인 정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숨은 공간이 있어,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보였다.
정원이 예뻐 사람들을 피해 한쪽 구석을 동영상으로도 담아보았다.
아래는 옥상정원에서 내려다본 긴자 거리 모습이다. 좁지만 일직선으로 뻗은 길. 그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숲처럼 빽빽이 서 있는 고층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2. 츠타야 서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6층 츠타야 서점으로 향했다. 사실 쇼핑에 관심 없는 내가 긴자 식스를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이 츠타야 서점 때문이었다. 츠타야 본점이라 할 수 있는 1호점은 오사카에 있고, 도쿄에도 다이칸야마를 비롯해 곳곳에 매장이 있지만, 이곳은 아트와 책이 함께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아트 북에 특화된 곳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예술 서적만 있는 곳은 아니었다. 일반 서점처럼 갖가지 책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전시와 책이 하나 되어 큐레이팅되어있다는 점. 전시도 서점의 일부지만, 책 역시 전시의 일부가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그다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지, 서가 쪽이 붐비는 것에 비해 전시장 안은 텅 비어 있었다.
한 가지 간과한 것은, 책의 텍스트가 가지는 특성이었다. 책은 그림책이나 화보 중심의 사진집이 아니라면 텍스트가 지배적이다. 언어를 모르면 아무리 책이 훌륭해도 그림의 떡이고 멋진 예술품에 불과하다. 그 안에 담긴 콘텐츠를 섭취하기는커녕 맛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히라가나나 가타카나를 떠듬떠듬 읽고(그래봐야 뜻도 모른다) 한자로 그 뜻을 짐작하는 나로서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그림의 떡에 무슨 향이 있고 맛이 있을까. 야심 차게 찾았지만 기대를 채울 수는 없었다.
남들은 다녀와서 그렇게 좋다는 츠타야 서점이 내게는 사실 별 것 아니었고 그래서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런 것은 내 일본어 실력이 까막눈에 가까운 탓도 있지만, 이미 평소에 접하던 우리나라 서점의 수준이 높아진 까닭도 있을 것이다.
3. 빅 캣 뱅 Big Cat Bang 猫大爆発
특이했던 것은 긴자 식스 중앙의 전시였다. 우리나라도 백화점이나 쇼핑몰 중앙의 뻥 뚫린 공간을 조형물로 채우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테리어의 일부일 때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시즌별로 작가를 섭외해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내가 갔을 때는 야노 베켄지의 빅 캣 뱅이라는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일본어로는 猫大爆発이니, 고양이 대 폭발이라고나 할까. 우주가 빅뱅으로 팽창된다면, 이 빅 캣 뱅은 별 대신 고양이가 수도 없이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우주선을 타고 있는 커다란 고양이 주변의 빨갛고 하얀 작은 것들이 모두 고양이들이다.
야노베켄지는 기계 조각이나 거대 조각을 제작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 작가로, 이 작품은 여행을 하면서 복을 운반하는 고양이 「SHIP'S CAT」의 시리즈가 되는 신작 아트라고 한다.
아래는 빅캣뱅에 등장하는 고양이중 우주선 위에 당당히 서 있는 것을 색연필로 그려본 것이다. 위의 작은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얼굴이 귀여움과는 좀 거리가 있어 뒷모습을 그렸다. 사진 세 장 가운데 맨 오른쪽 사진에 있는 고양이다.
4. 나카무라 토키치 파르페
나카무라 토키치는 1854년 교토에서 문을 열어 올해 170년이나 되는 말차 전문점이다. 긴자 식스점은 본점이나 우지 강 근처에 있는 것처럼 일본 느낌이 물씬 풍기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깔끔하고 분위기 있어 혼자 또는 여럿이 조용하게 차나 그 밖의 디저트를 즐기기 좋았다.
긴자 식스점 입구. 여러 가지 말차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었다. 나카무라 토키치 로고가 찍힌 노렌을 들추고 들어가면 바로 매장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안내받은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꿔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는 창가 좌석을 안내받았지만, 시내 뷰보다는 커다란 화병이 놓인 중앙 자리가 더 마음에 들어 그곳으로 자리를 바꿨다.
자리에 앉으면 웰컴티를 가져다준다. 다구와 티백, 그리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제공한다. 직원이 물이 뜨겁다며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갔는데, 정말 그 뜨거움이 상상을 초월했다. 하마터면 입안을 홀랑 델 뻔. 하지만 티백인데도 정말 맛있었다. 더 마시고 싶으면 더운물을 더 달라고 하면 된단다. 하지만 이미 받은 것도 한 주전자 가득인데,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따끈하고 맛있는 말차를 웰컴티로 내어 주니, 메뉴 선택의 폭이 확 넓어진다. 만약 없었다면 말차를 주문했겠지만, 이미 마시고 있는 마당이니 중복해서 주문할 필요 없이 다른 걸 골라 먹어도 되니 말이다. 우리는 파르페(1,800엔)와 쿄노후키요세(1,550엔)를 골랐다. 후키요세는 보통 물기 없는 과자류를 말하는데, 이것은 바람이 후~하고 불면 나뭇잎이 모여있는 것에서 여기서는 시폰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말차와 호지차 앙꼬, 그리고 밤 조림이 나왔다. 말차를 웰컴티로 받았기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파르페는 좀 비싼 편이었지만, 쌀과자, 아이스크림, 시폰 케이크, 말차 젤리, 팥 같은 것들이 알차게 들어있었다. 주로 과일과 아이스크림, 과자로 구성된 우리나라 파르페하고는 좀 다르긴 했지만, 나름대로 고급스럽고 맛있었다.
긴자 식스 위치정보
- 위치 : 6 chrome-10-1 Ginza, Chuo City, Tokyo 104-0061 일본
- 전화 : +81368913390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0:30 ~ 오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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