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리뷰/맛있는 집

갑자기 고기 생각나면 - 배민 고기한상

열매맺는나무 2025. 1. 16. 15:13

갑자기 고기 생각나면 - 배민 고기한상

점심 때도 아직 되지 않았을 무렵. 갑자기 고기고기 고기가 생각났다. 분명 단백질은 잘 챙겨 먹고 있으니 단백질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구운 고기가 부족한 것 같았다. 몸에 나쁘다고 해서 늘 삶아 먹고 쪄먹기만 했더니, 구운 고기 결핍 증상이 오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먹어야지.

막상 고기를 구워 먹으려니 온 가족이 모인 것도 아니고 괜히 사러 나가고 냄새 피우고 기름 튀는 것도 싫어 망설여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배달! 큰애랑 둘이서 의기투합해 오늘 점심은 구운 고기를 배달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취향 차이가 있었다. 배달해서 먹으려면 식을테니 소고기가 낫다는 아이와, 배달하는 고기가 등급 높을 리 없으니 차라리 돼지고기를 먹자는 내 의견이 갈린 것. 그렇다면? 둘 다 주문하는 거지. 그렇게 공평하게 주문해서 경험하면 다음엔 맛있는 것만 먹을 수 있잖아?

배민에서 평점 좋은 걸 찾다가 고기한상이라는 곳을 발견하고 채소나 다른 건 빼고 온리 고기만 주문했다. 주문한 메뉴 이름은 '보들보들 맛있는 고기만 500g. 소고기 스테이크와 두툼한 돼지 목살구이를 하나씩,  그리고 리뷰 선택으로 파김치 하나를 담았다. 소스는 추가금 없는 쌈장으로 하나씩.

띵동! 주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뭐 좀 하다 보니 바로 도착했다. 
파김치에는 '사장님이 서비스 쏩니다!'는 노란 스티커가 붙은채 왔고, 고기는 은박 보온 팩에 담겨 왔다. 작은 그릇에 담긴 것은 쌈장.

갑자기 고기 생각나면 - 배민 고기한상
이런 모습으로 왔어요

뚜껑을 열어보니 이렇게 맛있는 고기와 반찬이!
위에 있는 것이 돼지 목살이고 아래 있는 것이 소고기 스테이크다. 

만져보니 날이 추운데도 아직 따끈. 식지 않아 좋구나.
고기 위에 노란 것은 파인애플. 초록색은 아스파라거스가 아니라 마늘쫑이다. ㅋㅋㅋ

돼지 목살, 소고기 스테이크, 쌈장, 그리고 파김치

먼저 소고기 스테이크를 집어 보았다. 요렇게 생겼다. 빛깔이며 냄새 모두 우리가 아는 스테이크 맛 그대로~ 하지만 살짝 미디엄에서 레어 쪽으로 기울어진 내 취향에 비해서는 조금 너무 익었다 싶은 느낌이었다. 혹시 다음에 다시 주문한다면 요청사항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테이크는 소금에 후추를 쳐서 참기름장 만들어 찍어 먹어도 좋고, 집에 있는 스테이크 소스를 덜어놓고 찍어먹어도 좋았다. 뭘 선택하든 호호(好好)! 거기에 겨자를 콕콕 찍어 먹어줘도 완전 좋을 듯!

스테이크 맛있더라...

이번에는 돼지 목살을 하나 먹어보자. 쌈장에 콕 찍어 파김치와 함께 입으로 쏙~
흡! 구워 먹는 고기가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런가? 넘 맛있잖아. ㅜㅜ
소고기 스테이크보다 내겐 돼지고기가 더 부드럽고 달큰하니 더 맛있었다. 

오늘 쌈장에 목살을 찍어 먹으면서 어째서 외국 사람들이 처음 먹는 쌈장에 그렇게 매료되는지 짐작되었다. 
사실 서양요리의 맛은 거의 천편일률적이다. 어떻게 소스를 만들던 거의 다 소금맛. 참 단조롭다. 사실 치즈를 빼면 발효랄 것이 거의 없지 않나. 

그런 걸 먹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갖가지 장류로 간을 한 요리를 맛보게 되면 어떻게 되겠나. 감칠맛이 폭발하는 거지. 거기에 동물성 단백질까지 더해진 젓갈류가 세를 더하니, 이건 뭐 싸움이 되지 않는 거다. 

구운 목살을 쌈장에 콕 찍어 파김치와 함께

이렇게 맛있게 셋이 먹고 조금 남았다. 있다가 저녁땐 남은 고기 조잘조잘 썰어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얼마나 또 맛있을까 생각하며 즐거운 걸 보면 난 참 먹보인듯. ㅋㅋㅋ

 

가격은 얼마였더라? 보들보들 맛있는 고기만 프리미엄 소고기 스테이크400그램 24,900원, 두툼한 목살구이 500g 11,000원, 배달팁 2,800 원해서 모두 38,700원이었다. 

밥과 반찬은 추가하지 않았고, 집에 있는 걸로 먹었다. 이렇게 먹으면 가고 오거나 조리하는 수고도 덜고, 쓸데 없는 지출 없이 최소한의 소비로 가성비 있게 먹을 수 있어 적은 양을 갑자기 먹기엔 참 좋구나 싶다. 특히 빨래해서 실내에 널어놓았는데 하필이면 그날 고기가 먹고 싶다, 하지만 참을 수 없다 이럴 때 정말 좋을 것 같다. 

나이 든 사람들, 사실 배달음식 자주 먹는 거 아니잖아? 어쩌다 한번 힘들 때 남이 해 준 음식 집에서 편하게 받아먹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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