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꽃소식은 92년만 이라던가.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던가.
오늘도 미세 먼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상황이 좀 덜 나쁠 때 꽃길을 걸어보자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젊은 커플, 나이든 커플, 친구들, 가족들... 주말 같지는 않았지만, 월요일 아침 치고는 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던지 길에 나와있었다.
언뜻 보면 홍매화처럼 보이는 이 꽃은 명자(산당화)다.
돌아가신 우리 막내 이모랑 같은 이름을 가졌다.
여기 새 한 마리만 가져다 놓으면 딱 화투장에 그려진 그림처럼 보일 것만 같다. 내 눈엔 그리도 매화처럼 보인다.
빨간 명자에 내가 질소냐, 노오란 개나리도 한창이다.
탐스런 꽃송이가 화사함을 넘어 볼륨감 까지 선사한다.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은 창 밖에 보이는 벚나무를 보고 새색시를 연상했다. 나도 그렇다. 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알지만 그래도 어찌 되었던 내 것이 더 이쁜 듯 해 괜시리 뿌듯하다.
여의도는 진정 하나의 꽃밭이었다.
3,4월 차례대로 필 꽃들이 웬일인지 한꺼번에 앞다퉈 피어나고 있었다. 심지어는 5월 쯤에 피는 철쭉까지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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