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숨 쉴 여유를 주자
어린 시절을 돌아보자. 이야기 거리가 샘솟는다. 그때가 일생중 자연에 가장 가까운 시절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이들은 참 안됐다. 폭신한 흙땅 한 번 밟아볼 일 없이 하루를 보내니 말이다. 흙장난 한 번 할 시간 없이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서 자연도 뺏고 시간도 뺏고 꿈도 빼앗았다. 대신 자신의 욕심을 꿈인듯 포장해 주입하고 채찍질한다.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은 하고싶은 것도 없다. '넌 그저 공부만 해.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해 줄께'하며 키운 아이들은 늘 수동적이다. 스스로 할 줄 모르고 짜증과 권태, 욕구만 늘어간다. 마음의 나이가 젖먹이 상태에 머문다. 젖먹이 아이가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한다고 하는 것이 실은 아이를 해칠 수 있다.
아이들은 정원이다
아이들의 마음은 정원과 같다. 너무 빽빽하게 심어도 숨 쉴 틈이 없어 제대로 자랄 수 없다. 때 맞춰 물도 줘야하고 벌레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잘 자라고 있나 확인하려고 자꾸 땅에서 뽑아 뿌리를 확인하다간 다 죽어버린다. 또 나는 장미밖에 심지 않았는데 어느틈에 민들레나 제비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민들레나 제비꽃을 기대한 적 없다고 해서 그 소박한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늘 내가 기대한 대로만 자라주지 않는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다. 아니,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주자
혼자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어릴 때 부터 혼자 있는 시간을 활용해 버릇 하던 아이는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스스로 배운다.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을 강요받고 자유시간 없이 자란 아이들은 커서도 시간을 관리하고 자신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채 평생을 보낼 수 있다.
고분고분한 아이가 착한아이?
내 아이가 고분고분 말 잘 듣는다고 안심하지 말라. 그런 아이가 실은 꿈도 비전도 자주성도 없는 수동적인 사람일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막막한지는 진로를 정할 때 비로소 느끼게 된다. 하고싶은 것이 없는 아이가 열정을 가지고 노력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비단 어려서만이 문제가 아니다. 생각해 보라. 하고 싶은 것 없는 삶이 얼마나 무료하고 막막할지.
꿈을 깨지 말자
아이가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할 때, '그거 하면 굶어죽기 딱 좋다'는둥,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의산데 어딜 다른걸 하려고 하냐'는둥의 말은 하지 말자. 어린 시절의 꿈은 늘 변한다.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선택하게 하는 것이 부모의 간섭으로 선택하게 하는 것 보다 낫다. 못가본 길에는 늘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부모가 원하는 길과 제가 원하는 길 사이에서 방황하다 먼 길을 돌아 하고싶었던 일을 하는 사람도 봤다. 그나마 이 경우는 다행이지만, 자신의 꿈을 번번히 커트당하다 결국 꿈꾸는 방법 조차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언젠가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자연과 시간과 꿈을 돌려주자.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내 옆에 자연을 갖다 놓고 한 박자 쉬어 보자. 그리고 꿈을 꿔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