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던 하늘. 밤새 불어댄 바람에 먼지가 다 날아갔는지 활짝 갠 하늘이 반갑다. 나흘 상관에 연거퍼 두 번 드린 추모예배 준비로 쌓인 피로도 풀 겸 가까운 안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언제 이렇게 파란 잎이 돋았는지. 짧게 내린 봄비가 물을 들인걸까 싶게 사방이 고운 연두빛이다.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아직 푸른 잎은 돋지 않았지만, 꽃 피고 잎새 펼친 다른 나무들로 산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바위에 앉은 새 한쌍이 보일런지. 물이 이제 더 이상 추워보이지만은 않는구나.
이 물은 홍제천으로 떨어지는 인공폭포의 물이 된다.
봄비와 바람으로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길을 따라 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좋다. 그야말로 꽃그늘이다.
4월에 피는 꽃들은 참말 흰색이 많다. 초록에 맞춘 하얀 조팝나무 꽃은 어쩜이리 곱고 싱그러운지.
장애우들 자립을 위한 오름카페. 여러가지 음료와 간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 같이 바람부는 날, 라떼 한 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꽃구경을 하노라면 비 처럼 혹은 눈 처럼 흩날리는 꽃잎 속에 현실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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