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집에서 쉬게 되었다. 처음엔 전업 블로거의 삶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마음이 붕 떴는지 손에 뭐 잡히는 게 없다.
괜히 창고와 냉장고, 싱크대만 깨끗해졌다. 급기야는 모종과 흙을 사서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만들었다. 며칠 쉬니 이런 부작용이....
배송받은 아이들은 오크라, 로메인, 상추, 그리고 딸기. 과일 채소애 좋은 흙도 함께 주문해 배송받았다.
그런데 로메인 주문한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포장을 끌러보니 뭐가 두 개 더 있길래 농원에서 덤으로 두개 더 보내준 줄 알았다. ㅋㅋ
전에 두절새우 택배 포장에 쓰인 스티로폼 박스에 심었다. 상추는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고 해서 바닥에 구멍을 뚫고, 뚜껑은 화분 받침으로 쓰기 위해 가운데를 잘라냈다.
양털 카페트 아래 밀리지 말라고 깔고 남은 실리콘 망사를 잘라 상자 바닥에 깔고 굵은 모래(마사토)를 깔았다. 그 위에 흙을 한 통(5.5L) 다 부었다. 보들보들한 감촉이 정말 기분 좋았다.
귀여운 모종을 플라스틱 주머니에서 꺼내 흙에 심어주었다. 그 위에 다시 집에 있던 상토를 솔솔 뿌려주었다.
베란다에 있던 두 화분을 좌우로 밀치고 텃밭상자가 가운데 자리 잡았다. 내일은 해가 쨍하고 나야 할 텐데. 그래야 상추가 힘 있게 두 팔 벌리고 잘 자랄 텐데.
튼튼하고 맛있게 잘 자라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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