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 고추바사삭 & 갈비천왕 피자
겉절이를 담으려고 오이와 부추를 씻고 있었는데 뭔가 배달이 왔다. 아무것도 시킨 적이 없었는데.
현관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계산 다 된거 맞죠?"
응? 무슨 소리지? 현관으로 달려갔더니, 막내 녀석이 뭔가 한 보따리 들고 돌아서고 있었다. 헤헤 거리며 웃는데 내 선물이란다. 요즘 엄마가 뭘 자꾸 먹고 싶어했다고. 역시 나는 먹보엄마였나 보다.
들어와서 식탁에 올려놓고 끌러보니 어라? 부피가 상당히 컸다. 이게 뭐야. 치킨하고 피자다. 우리 식구들은 입이 짧아 치킨이건 피자건 하나도 다 먹지 못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물어보니 엄마 실컷 먹으란다. ㅜㅜ
포장은 분명 갈릭마왕인데 내용물은 고추바사삭이었다. 사진 보니 갈릭 마왕도 궁금해지는걸. 첫 맛이 전에 먹었을 때 보다 훨씬 매콤했다. 하지만 먹다보니 매운 맛은 사라지고 치킨 맛만 났다. ㅋㅋㅋ
고블린, 핫, 디핑... 소스가 4가지나 왔지만, 마요네즈 소스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다 치워버리고 무와 피클만 먹었다.
피자도 굽네? 굽네 피자는 처음 먹어 보는데.... 무슨 피자인가 물어 보니 갈비천왕 피자란다. ㅎㅎ
달큰한 맛이 느껴지는데 고구마는 아니고 음미해 보니 이것은 포테이토. 검은 부분이 갈비살인 것 같았다.
자기들은 안 먹는다고 쏙 빠지고 남편과 둘이서 피자와 치킨을 놓고 먹자니 어쩐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실력이 줄어든 것만 같았다.
남은 치킨과 피자는 간식으로 한 번씩 먹을 양만큼 봉지봉지 담았다. 식으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에어 프라이어에 돌려 먹을 예정이다. 아이들은 당분간 엄마가 뭐 먹고 싶다는 얘기 안 할 것 같다며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