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일요일 in 여름
드디어 워터맨 세레니티 블루 잉크 한 통을 비웠다. 중학교 때 맨 처음 만년필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 사용했던 잉크가 울트라 마린 색이어서 그런지, 검정보다 역시 파랑이 더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제 다 썼으니, 미뤄뒀던 잉크를 쓸 차례가 왔다. 펠리컨 4001 브릴얀트 슈바르츠.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그냥 한 미디로 검정 잉크다. 그런데 이 잉크는 새까만 색은 아니고 뭔가 묽고 불그레한 색이 비치는 것 같다.
점심때는 아구찜을 배달해 먹었다. 오징어에 떡, 콩나물이 듬뿍 들어있었다. 그렇다고 아구가 부실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이 정말 큼직하고 실한 덩어리 살들이 많았다. 먹고 남은 것은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
매운 걸 먹은 입과 위 점막을 달래주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추억의 셀렉션. 딸기와 초코가 반반씩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초코가 좋아. ^^
물도 한 통 채워 놓고. 앞서 글에도 올렸던 텀블러인데 (알고 보니, 전에 스탠리 고 세라믹 텀블러만 올리고 이것은 올리지 않았네요;), 안쪽이 세라믹으로 코팅되어 물맛이 좋다. 크고 둥글게 얼린 얼음을 한 덩이 넣고 물을 담아 놓으면, 마시는 내내 딱 좋은 온도로 유지된다. 그러잖아도 더워서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데, 정말 기특한 효자 템이다.
오늘도 유튜브로 주일 예배를 드리고 라인으로 구역 모임을 가졌다. 코로나 이후 예배당에 나가 예배 드리지 못하고 구역 식구들도 만나지 못했으니 어느새 1년 반이 지난 셈이다. 우리가 있는 곳 어디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어디서 어떻게 예배를 드려도 다 받아주시고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 정답게 만나 인사 나누지 못하니 그건 또 아쉽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유튜브를 봐도 재미있는 브이로그가 있던데. 블로그를 가만 보면 정보성 글이 넘치고 잔재미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내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재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한편으론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은 누구라도 만나 교제 나누기 어려운 형편이 되어 버렸다. 가끔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도 나눠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