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1. 7. 26. 14:49

20210726일기- 건강검진 + 아침산책

20210726일기 - 건강검진 + 아침산책

아침 일찍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보험료 내면서 받는 가장 큰 혜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건강검진이다. 2년마다 하는 이 건강검진을 어떤 이들은 수박 겉핥기라고 펌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달이 내는 보험료 덕에 많은 사람들이 그리 부담되지 않는 비용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사업이다.

 

정말 오랜만에 가는 병원. 2019년 가을에 건강검진 받으러 간 이후 처음이다. 병원에 도착해 막혀있던 정문 대신 주차장 쪽 출입문을 통해 들어갔다. 따로 출입 확인증을 발급받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 2주간 접촉자와 방문했던 곳까지 체크하고.  출입 확인증을 받았다. 본인이 진료대상인지, 아니면 병문안인지 목적별로 출입증도 달라지는 것 같았다. 출입 확인증에는 '본원 출입을 허용합니다. 2021.07.26(월), 병원 내에서는 반드시 소지하시기 바랍니다. 분실 시 진료 및 검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출입확인증

 

이번에 받은 검사는 혈압, 시력, 몸무게, 키, 혈액, 소변, 자궁경부암, 흉부방사선 등 기본적인 검사외에 골밀도 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코로나가 염려되어 구강검진과 위내시경은 패스했다. 유방암 검사는 검사실 현장에서 포기. 2017년에는 검사 도중 너무 고통스러워서 중간에 그만뒀지만, 그래도 2019년에는 좋은 분을 만나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사대만 봐도 앞이 아득해져서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ㅎ...

 

유방암 검사는 작을 수록, 조직이 치밀할수록 고통스럽다. 출산의 고통과는 종류가 다르지만, 그 외엔 비길 데가 없는 그런 고통이다. 고통 없는 유방암 검사 기술을 내놓는 사람에게는 노벨상보다 더한 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덟시 반. 눈이 부시다. 벌써부터 달궈진 공기에 차도도 인도도 한가로워  어쩐지 진공상태처럼 느껴졌다. 걷기로 했다. 아침부터 뜨거웠지만, 그래도 더 뜨거워질 걸 알기에 그냥 걷기로 했다. 요즘은 날이 너무 뜨거워 어디 밖에 나갈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러니 모처럼 나왔을 때 좀 걸어줘야 한다.

 

하지만 전날 밤부터 물 한 모금 못 먹고 금식한 상태. 걷기 전엔 뭘 좀 먹어줘야 했다. 근처 서브웨이에서 에그마요 샌드위치에 닥터 페퍼로 간단히 요기했다. 허니 오트 빵에 야채는 골고루. 맛있었지만, 피클은 빼고 소스는 역시 마요로 맞춰야 했다. 스위트 어니언 소스는 생각보다 너무 달았고, 피클 역시 너무 시고 튀었다. 닥터 페퍼를 우리 큰 애는 싫어하지만, 난 옛날 입맛이라 그런지 닥터 페퍼가 좋다. 어릴 때 먹던 게 맛있는 걸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가. 

광화문 가는 길

 

광화문까지 걸었다. 일민미술관 꼭대기에 설치된 전광판을 보니, 9시 17분, 27.7도, 현재 날씨 맑음이라고 써있다. 그런데 저 용광로 쇳물 같은 붉은 바탕은 무슨 의미인가. 붉은 바탕에 노랗게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니, 벌써부터 37도는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광판이 붉으니 더 더워!!!

 

새파란 하늘아래 삼각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에는 경복궁과 광화문이 자리한다. 그 앞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 세종문화회관과 정부 서울청사가 보인다. 교보문고 오픈 시간이 되길 기다리며 관광객이 된 기분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념비각 지붕 곡선도 아름답고, 그 앞에 흐드러지게 피어 흔들리는 무궁화도, 배롱나무를 배경으로 피어난 새하얀 목수국도 아름답다. 

푸른 하늘, 그 아래 삼각산
기념비각 앞에 무궁화가 가득 피었다
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목수국이 싱그럽다. 뒤쪽엔 꽃이 활짝 핀 배롱나무

9시 30분.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조금 더 걸었다. 목이 타서 CU에서 하늘 보리를 하나 사 마시고 곧바로 귀가. 정말 오늘 아침 새삼 확인했다. 낮 외출 가능한 삼가야 하는 것은 비단 노약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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