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먼슬리+위클리 플래너
올해는 무지 먼슬리+위클리 플래너를 구입해서 쓰고 있다. 아이 캘린더나 구글 캘린더 위클리 화면처럼 24시간 로그를 주르륵 기록할 수 있는 버티컬 플래너를 좋아한다. 작년에는 큰애가 선물한 지분테쵸 수첩을 써봤는데, 딱 내가 찾던 것이었다.
하지만 독도 문제도 있고, 가격도 너무 비싸 다른 수첩을 찾아봤다. 조건은 1. 군더더기 없을 것, 2. 먼슬리와 버티컬 위클리 양식이 함께 들어있을 것, 3. 적당한 가격일것, 4. 우리나라 제품일 것 등이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무인양품 플래너를 사게 되었다.
먼슬리
A5 크기에 종이 낭비 없이 시원하게 좍 펼쳐진 디자인의 먼슬리. 먼슬리, 위클리라고 하자니 좀 웃긴데, 수첩을 찾다보니 월간 주간을 찾으면 검색이 어려웠다. 세로 주간 일정 수첩 이렇게는 찾기 힘들더라는 것. 먼슬리, 위클리, 버티컬, 플래너... 이런 식으로 입력해야 찾을 수 있으니 아쉽다.
월간 계획표는 가계부로 사용하고 있다. 왼쪽에 있는 공란에는 매달 일정하게 지출되는 공과금 등의 내역을 적어두고, 통장에서 빠져나가거나 이체한 다음 그 왼쪽에 네모로 색칠한다. 불렛 저널을 쓸 때 기록하던 방식을 플래너에 도입했는데, 관리하기 편리하다. 이 부분의 합이 공과금의 합이 된다. 아래쪽에는 수입을 적는다.
오른쪽 네모칸에는 그날그날 돈 쓴 내역을 적고 아래에 하루 지출의 합을 적는다. 일주일의 마지막 날에는 일계 옆에 주계를 적는다. 주계 아래에는 누계도 적어둔다. 이것은 생활비의 합이 된다.
왼쪽에 적어놓은 공과금 합계 아래에 생활비 합을 적고 더해주면 그달에 쓴 총액이 나온다. 그것을 수입에서 빼 나온 잔액을 아래에 써주면 한 달 가계부가 완성된다. 스마트폰 가계부 앱을 이용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수첩의 먼슬리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직관적이고 편해서 좋다.
위클리
앞서 말한 지분테쵸는 위쪽에 가로로 7칸에 요일이, 세로로는 24시간 로그를 적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할 일보다 한 일 위주로 적기 때문이다. 더욱 규모 있는 생활을 위해 가계부를 쓰는 것처럼, 한 일을 적으면 내가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있다. 시간 절약도 절약이지만, 더 큰 장점은 그렇게 적다 보면 알차게 사는 것 같아 뿌듯해진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렇게 위클리가 가로로 나온 수첩은 그러기가 어렵다. 게다가 한쪽은 모눈으로 된 빈 면이다. 처음 쓰기 시작하고 얼마간은 어떻게 이용할지 망설였다. 그러다 정착하게 된 것이 아이 캘린더와 무지 플래너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이다. 타임 로그는 아이 캘린더를 이용하고, 나머지 할 일과 가계부, 기타 메모는 이 수첩에 적는다.
업무용 컴 외에 처음 개인적으로 사용한 컴퓨터가 파워 맥이었고, 또 처음 쓴 스마트폰이 아이폰 3GS였다. 안드로이드를 잠깐 써봤는데, 그게 또 하필이면 옵티머스 3D. 던져버리고 다시 낡은 3GS를 갖고 다녔다. 나중에 노트가 나왔을 때는 너무 비싸서 계속 아이폰을 썼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는 안드로이드 폰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구글 제품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아이폰과 맥을 쓴 것이 10년도 넘고, 구글과 애플 양쪽에 내 정보를 미주알고주알 다 보고하기도 싫어 그냥 아이 캘린더를 이용하게 되었다.
아이 캘린더를 사용하면서 좋은 점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기 쉽다는 점이다. 종이에 적어두면 다 뒤져봐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맥에서 검색하면 오래전 것도 다 찾을 수 있지만, 아이폰으로는 1년치 밖에 검색이 안 되는 점이다. 어차피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는데, 어째서 그런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수첩과 아이 캘린더를 함께 사용할지 모르겠다. 로그를 기록하는 것은 사실 좀 귀찮은 일이다. 깜빡하고 잊기도 쉽다. 또 내년엔 어떤 수첩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조합이 마음에 드니, 한동안은 계속 사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