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피에노에서 그린 꽃병

수첩에 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그렸습니다.

질그릇에 꽂힌 작은 국화가 소박하게 이뻐 보였습니다.

비가 그쳤는데도 잔뜩 흐린 날씨입니다. 구름 사이로 해가 반짝 나는 것 같아 빨래를 잔뜩 해서 널어놓고 나왔는데, 후텁지근하기까지 한 것이 어째 비가 더 오려나 싶은 날씨였어요.

아현역 근처 피에노라는 카페에 처음 가봤습니다. 날이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팥빙수가 먹고 싶더군요.

빙수를 기다리며 건너편 테이블에 있는 작은 꽃병을 그려봤습니다.

필기도구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 이래서 좋습니다. 뭔가 기다리는 동안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거든요. 콘텐츠를 그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뭔가 생산해 내는 느낌이 좋습니다.

아현역 주변은 재개발이 한창인 곳입니다. 한동안 아파트가 지어지더니, 이제는 대로변 여기저기서 오래된 상가들이 높다란 빌딩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 동네에 오래된 옛날과 새로운 것이 마구 섞여 오늘을 이루고 있는데, 그 느낌이 신기합니다.

이 카페가 있는 건물 양쪽으로는 높다란 신축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창밖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이라도 한 것처럼 수십 년 전 풍경 그대로입니다.

미처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3층은 옥상을 루프탑 카페로 개조해 뒀더군요. 낮에는 덥겠지만, 저녁때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카페 피에노 위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