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일기

Symphony of Colours
Symphony of Colours by G a r r y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1. 비

새벽녘, 5시쯤. 엄청난 소리에 창밖을 보니 엄청난 빗줄기. 열대의 스콜이 이럴까. 어딘가 호우주의보란 말도 있던데. 야릇하다. 두 주 전이었던가. 큰 애 수학여행때도 둘째날 호우주의보가 내렸었는데, 오늘 작은 애가 수련회 가는 날에도 그렇다니. 이렇게 비가 많이 와서는 안전운전도 어렵겠다. 기도했다. 아이들 오고가는 발걸음 지켜주시라고. 기사아저씨를 위해서도. 내 자식 위해서긴 하지만. 6시. 비가 그쳤다. 감사하다.


2. 축복

축복은 너무나 귀한 것이기에 아무나 받을 수 없다. 그것은 역경을 극복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그러기에 신은 복을 주실 때 고난이란 보자기로 싸서 주신다. 꽁꽁 묶인  보자기 매듭을 풀다 지치지 않고 다 풀어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축복이다.


3. 블로깅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나서 9시까지 컴퓨터 앞에 앉는다. 블로깅하는 시간이다. 나를 돌아보고 꿈을 꾸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정신차리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버리는 시간이다. 말을 탈 땐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어야하듯, 블로깅도 마찬가지다.  


4. 트윗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트윗만 했다 하면 시간의 꼬리엔 불이 붙는다. 될 수 있는대로 찾지않으려고도 하지만, 이제 트윗도 '싸이질'처럼 '~질'이란 접미사를 붙여야 하는 집단 중독사태에 이르렀지 않나 싶다. 처음과는 달리 following-follower가 점점 늘어나면서 느긋하게 볼 수 없다. 잠시 나갔다 와도 줄은 한참 길어져 어디서부터 봐야할지 모를정도. 그러다보니 놓치고 마는 것도 상당하다. 아무래도 following-follower들끼리 서운한 일도 많겠다는 생각이든다.  


5. 유비쿼터스

말씀은 영의 양식, 기도는 믿는 자의 호흡이다. 숨을 쉬지 않아도 죽고, 먹지 않아도 죽는다. 그러니 말씀을 읽지 않고 기도를 하지 않으면 죽는다. 죽음이란 유기적인 몸이 죽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나님과 나 사이. 관계의 단절이 바로 죽음이다. 늘 말씀을 사모하고 기도를 쉬지 않을 때 그리고 한 가지 더 하여, 늘 기뻐할 때 우리는 유비쿼터스를 체험한다. 신의 편재다. 무소부재하심. 없는 곳이 없고 어디에나 계심. 늘 접속상태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 나와의 유비쿼터스다.


6. 소금

우리는 누구나 소금의 사명을 지고 이 땅에 태어났다. 소금은 짠 맛도 내고 부패도 막는다. 우리는 고조선때부터 소금을 사용했다고하나, 누구 본 사람 있나. 기록도 없으니 실상 더 오래전 부터 사용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소금 없이 김치는 어떻게 담고, 된장, 간장은 어떻게 만드나. 그러나 그것도 다 소금이 제 맛을 냈을 때 이야기다. 소금이 녹아지지 않고 똘똘하게 그냥 제 모습을 간직하자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바로 그거다. 우리는 실상 소금임에도 내 모습 잃는게 두려워 옹송그리고만 있을 뿐이다. 시국에 관련된 거창한 일을 말하는게 아니다. 내 가족, 내 이웃을 살피는 일에 인색하지 말자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다름아니다. 나에 대한 채찍질이다. 오늘은 제발 채찍질로만 끝나지 않고 손.발도 움직이길. 그게 어렵다면 생각이라도 한 번 더 해주고 따뜻한 말이라도 한 마디 더 해주길. 사람은 물질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데서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거다. 오늘도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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