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들



1. 블로그를 돌아보지 않고 팽개쳐 둔지 오래. 정원은 가꾸지 않으면 잡초라도 무성해지지만, 블로그는 주인이 드나들지 않으면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다. 황량함이 사막같다. 이웃 블로그 마실도 다니지 않으니 찾아주시는 손도 뜸해진다. 어쩌면 아주 없어질지도...   하지만 가뭄에도 콩이 나듯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동지섣달 꽃을 본 듯 반갑고 다시금 블로그를 돌아볼 힘을 얻는다.


2. 블로그가 이렇게 된 데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플리커의 공이 크다. 거의 실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트위터의 빠른 반응은 사람을 홀리도록 매력적이다. 몇 시간이고 붙들어 놓게 하고 집중도도 떨어트린다. 마치 계속 문자 오는 휴대폰을 옆에 두고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페이스북은 트위터에 비하면 만만디. 하지만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나는 재미나 새로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재미, 트위터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재미는 솔찮다. 플리커로 말하자면 싸이 역할을 충분히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싸이처럼 사진 크기를 맘대로 줄여버리지도 않고, 아는 이들과 한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세계인들과 호흡할 수 있으니 좋다. 며칠 전엔 수채화를 연습한 딸의 사과그림을 올렸는데 올리자마자 외국 사진작가분이 칭찬을 해주셨다. 이러니 플리커 할 맛이 나지 않을 수 있나!
apple
           (바로 이 그림! ^^)

하지만 모두 딴 집 살림이고 역시 본가는 내 블로그가 아닌가. 트위터를 하면서도 어쩐지 외도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학생이 해야할 공부를 미루고 수다 떨 때 느껴지는 그런 기분.  이제 그만 내 집도 돌아봐야겠다.


3. 하늘이 푸르다. 구름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며칠이나 계속된다. 얼마나 푸른지 하늘이 물통이라면 붓을 풍덩 담갔다그으면 종이에 그대로 푸른 물이 들을 것만 같다. 또 아침저녁으론 서늘하고 낮엔 뜨겁다. 그늘도 시원하다. 이제 그야말로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가을이 왔다.
아주 잠깐.
아주 잠깐. by publish9(아홉시)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4. 어제는 신종플루 네 번째 사망자 소식이 있었다. 수도권에서 사는 40대 여성이라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분은 아직 젊다면 젊을 40대의 나이에 어째서 그렇게 여러가지 성인병에 걸려있었을까. 많은 주부들이 가족과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자신의 건강은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절제와 더불어 자신을 돌보는 약간의 이기심도 필요하다. 안타깝다. 영육간의 강건함이 가장 큰 축복이다.  하지만  내 몸을 돌보는 것은 자신의 의무이기도 하다. 나는 나 하나만의  몸이 아니라 가족의 한 축이자 하나님의 성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5. 덜어내야겠다. 글을 쓸 때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꼭 글 말미에 가선 남을 가르치려한다던지, 아니면 반성, 교훈, 뭐 이런 뉘앙스를 풍기게 된다. 처음엔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기에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른 분들도 그런 증상을 겪는 분이 많았다. 지금은 초등학교 때의 글짓기 교육 방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후감, 일기, 기타 글짓기들이 사실, 줄거리, 느낌을 적고 꼭 마지막에는 '앞으로는 이러이러해야겠다. 이런 점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이런 구절을 넣게 지도한다. 나도 그렇게 교육받았고 또 우리아이들도 그렇게 대물림 받아오고 있다. 반성과 다짐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냥 글 자체로도 좋은 글, 느낌 만으로도 좋은 그런 글도 써야한다는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솝우화도 일조한 듯 싶다. 이야기 끄트머리엔 꼭 '교훈'이랍시고 뭔가 작은 글씨로 써 있었으니까. 그 교훈은 누가 썼을까? 설마 이솝이??


6. 하드디스크가 고장나서 컴퓨터가 병원에 다녀왔다. 무려 1박을 하고 입원했다 돌아온 이 녀석은 병원비로 173,000원을 잡아먹었다. 게다가 D는 멀쩡하지만 그동안 C에 있다가 지워진 프로그램들을 일일이 새로 설치해 주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내가 무슨 개발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슨 설치할 것들이 이렇게 많은지. 어제는 은행등 자주 가는 사이트들을 죽 돌았다. 웬 Active-X가 그렇게 많은지... 새로 도배한 집에 신문지 조각을 더덕더덕 붙이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복합기 드라이버 설치중. 포트를 자동으로 못찾아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전원을 켜라는 메시지를 못봤다. '전원을 켜주세요'라고 말하지 '전원이 켜져있나 확인하세요'라고 말해서 난 또 전원이 켜있으면 안된다는 줄 알았지. 엡손 제품의 드라이버 설치는 CD가 없어도 한국엡손 사이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7. 우리 금속공방 카페가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나오는 '공예사랑 2009년 가을호(Vo. 14)'의 Bloger Relay 코너에 사진과 함께 소개되었다! 크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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