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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일기

어제 점심에 먹은 간석역 돈까스 빌리지 스파게티

by 열매맺는나무 2024. 9. 6.

간석역 1번 출구

어제는 간석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 함께 간 동생과 밥을 먹게 되었다. 서울에서 밥을 먹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쪽에 도착한 다음 먹기로 하는 바람에 1시 반이 넘어서야 먹게 되었다. 굳이 그쪽에서 밥을 먹게 된 것은 동생이 간석역 가까이 있는 ‘돈까스 빌리지’라는 곳을 궁금해했기 때문이었다. ‘근방에서 유일하게 돈까스를 파는 집’, ‘옛날 경양식 느낌이 나는 곳’, ‘의외의 파스타 맛집’이라는 평이 있다고 했다.

 

간석역 1번 출구로 나와 주안 더 월드 스테이트 아파트 쪽으로 가다보면 큰 길이 나오는데, 큰길에서 길을 건너기 전 버스정류장과 GS25 편의점 사이에 있었다. 오랜 세월 햇빛과 바람에 시달려 바래버린 외관에, 불도 켜 있지 않은 건물 1층 신신 냉면이라는 가게를 보고는 이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동생이 가고 싶다니 어쩔 수 있나.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하나하나 딛고 올라갔다.

 

돈까스 빌리지

10년은 족히 되었을 가게였다. 칠판에 분필로 그린 메뉴판, 바깥에 있어야 할 음식 모형은 카운터 앞에 와 있었다. 사장님이 산토리니를 좋아하시는지 멀리 벽엔 지중해 푸른 바다에 푸른 지붕이 곧 포카리 스웨트 광고라도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도 오래돼 보여서 그렇지 라탄 의자며 테이블 등 집기들이 깨끗하게 유지 관리되고 있었다.

 

 

‘셀프 코너’라는 빨간 팻말이 보여 가 보니, 냉온 정수기와 믹스 커피가 나오는 커피 기계, 그리고 단무지와 피클, 그리고 김치를 덜어갈 수 있는 반찬통이 놓여있었다.

 

 

한동안 너무 바빠 블로그에 글도 올린지 한참 되었는데, 여기서 밥 먹은 걸 올려볼까 하고 메뉴판 사진도 찍었다. 블로그를 하고 한동안은 메뉴판은커녕 밥 사진도 못 찍었다. 찍어야지 하면서도 꼭 밥을 다 먹고 사진 찍을 생각이 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을까. 메뉴판 사진은 찍었는데, 집에 돌아와 글을 쓰려고 보니 정작 밥 사진은 없네. 너무 배가 고팠는지 음식을 보고는 이성을 잃고 달려들고 말았나 보다. ㅜㅜ 그렇게 어처구니가 없어 리뷰 카테고리가 아니라 일기 카테고리에 올리게 되었다.

 

까르보나라 & 토마토 미트볼 스파게티

이날 우리가 먹은 것은 까르보나라와 토마토 미트볼 스파게티였다. 동생은 들어서자마자 까르보나라를 주문했는데, 난 그날따라 좀 느끼한 것이 꺼려져서 토마토 미트볼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내것은 소스 안에 작게 썰어놓은 토마토가 보이긴 했는데, 생 토마토 맛보다는 케첩 맛이 좀 강하게 느껴졌다.

 

이곳 까르보나라는 달걀 노른자가 아니라 생크림으로 만든 스파게티였는데, 소스가 꾸덕하다 싶을 만큼 진하고 고소했다. 내가 주문한 토마토 스파게티보다 오히려 맛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하는 감량 중이라 베이컨에 크림까지 들어간 음식은 양심상 먹을 수 없었다. ㅎㅎㅎ

 

내가 찍은 사진은 없지만, 아쉬워서 다른 분이 찍어놓은 사진을 링크해 놓는다. 혹시 궁금하신 분은 보시길.

 

메뉴

메뉴는 크게 돈까스 / 스파게티 / 스테이크&볶음밥&누들 / 피자샐러드 / 음료로 나뉘어 있었다.

 

돈까스

  • 왕 돈까스, 매운 왕 돈까스 12,900원
  • 등심세트(등심까스 + 해물볶음우동) 12,900원
  • 국물 떡볶이 돈까스, 쭈꾸미덮밥 돈까스, 샐러드 돈까스 12,900원
  • 눈꽃치즈 돈까스, 크림 돈까스, 생선 까스 13,900원
  • 로제 떡볶이 돈까스, 등심까스 정식, 모듬까스 정식 14,900원
  • 어린이 정식 9,500원

 

스파게티

  • 까르보나라 11,900원
  • 매운 까르보나라 12,900원
  • 토마토 미트볼 파스타, 칠리 새우 파스타,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해산물 크림 파스타 12,900원
  • 쉬림프 봉골레 파스타,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쉬림프 로제 파스타 13,900원

 

철판 스테이크 & 볶음밥 & 누들

  • 함박 스테이크 14,900원
  • 치즈 함박 스테이크 15,500원
  • 오므라이스 &돈까스, 철판볶음밥 & 돈까스, 철판볶음밥 & 새우튀김(5개) 12,900원
  • 스파이시 해물 볶음우동 11,900원
  • 모듬 우동 (우동+공기밥+새우튀김 2개) 10,900원
  • 냉모밀 & 돈까스 12,900원

 

나폴리 화덕피자

  • 고르곤졸라 피자 15,900원
  • 마르게리따 피자, 페페로니 피자, 16,900원
  •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콤비네이션 피자, 고구마 리치골드 피자, 디아볼라 피자 17,900원

 

샐러드

  • 치킨 텐더 샐러드, 리코타 치즈 샐러드 13,900원
  • 스테이크 샐러드 14,900원
  • 마늘빵 5쪽 5,000원
  • 스프 추가, 밥 추가 1,000원

 

음료

  • 아메리카노 2,000원
  • 캔음료 (웰치스 포도, 콜라, 사이다, 환타) 2,000원
  • 어린이 오렌지 주스(캔) 1,000원
  • 아이스크림 3,000원
  • 생맥주 5,000원

 

음료도 다양하고 믹스 커피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지만, 우리는 너무 배가 불러 차는 나가서 좀 걷다 마시기로 했다. 계산대 옆에 ‘세스코’ 매장임을 알리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된 매장인데도 모기는커녕 날파리 하나 없이 깨끗했다. 가끔 모기가 출몰하는 곳은 신경 쓰여 식사에 집중하기 어렵고 앉아있기도 꺼려지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이디야 간석역점

밥을 먹고 나오니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안개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걷기엔 좀 불편했다. 동생이 이디야 망고 빙수가 맛있었는데, 그걸 먹고 싶다고 해서 이디야로 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망고 빙수는 SOLD OUT. 할 수 없이 1인용 망고빙수와 디카페인 연유 라테를 주문했다.

 

 

유리잔 아래쪽에 가라앉은 것은 미니 펄이다. 밀크티에 들어간 커다란 펄은 꼭 개구리알 같은데, 이 작은 미니펄을 보니 기린 무늬가 생각났다. 색깔도 갈색이라 더 예뻤다. 맛은 달달해도 조금 먹긴 괜찮았다. 요즘 커피 종류를 안 마시던 터라 디카페인임에도 불구하고 다 마시진 않았다. 수면 질도 떨어지는 데다, 며칠 전 커피 마시고 속이 아팠던 적이 있어 그동안 안 마셔왔다.

 

 

1인용 망고빙수는 보기엔 정말 작아 보였지만, 얼마나 알차게 꽉꽉 담아 놓았는지 큰 그릇에 담아 놓은 빙수보다 많이 차이 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전에 설빙에서 먹었던 망고 빙수는 망고를 깍둑썰기해서 우유빙수 위로 수북이 쌓아놓았는데, 이 망고빙수는 설탕에 조린 망고였다. 게다가 빙수로 간 얼음이 아니라, 자잘한 얼음 덩어리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그 위에 과자와 절인 망고를 올려놓아 꼭 옛날 보석바를 먹는 식감이었다. 무심코 잘못 먹다 이를 다치는 사람은 없을지. 하나는 따뜻한 차나 아메리카노처럼 쌉쌀한 맛으로 할걸. 둘 다 달달해서 다 먹기는 무리였다.

 

그런데 문제는 음료의 맛이 아니라 모기였다. 입구에 붙어있는 세스코 스티커가 무색하게 이곳은 모기 소굴이었다. 얼마나 많은지 홀 창가에도 전자모기채가 비치되어 있었고, 카운터 뒤에도 직원들이 계속 휘두르는 전자모기채가 따로 있었다. 우리 옆자리 남자분은 기다리던 전화가 오기까지 연신 그 모기채를 휘두르며 모기를 잡고 있었고, 카운터 뒤에서도 직원이 틈틈이 모기 사냥에 열을 올렸다. 이곳저곳에서 자자작 찌지직 하는 모기 감전사 소리가 들렸다. 옆자리 남자분이 전화받으러 나간 동안 우리도 잠시 모기채를 잡아 봤는데, 대충 휘둘러도 그냥 막 잡히는 수준이었다. 이게 낚시였다면, 정말 대성공이었을 텐데. 이런 가게는 정말 처음이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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