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


톡, 톡.

깍지에서 나와  떨어지는 콩. 

패릿.

도톰한 깍지를 비틀어 훑어내면

토도독 떨어지는 보석같은 아이들.

뽀얀 바탕에 자줏빛 무늬,

공연히 떠오르는 블루베리 요거트에 침이 괸다.


톡, 토독. 

싸 하니 올라오는 콩 풋내.

콩 싫다며 떼 쓰던 그 때, 

콩 먹어야 튼튼해 진다며 바가지 한 가득 콩을 까시던

엄마, 할머니. 

그 때로 날 실어 나른다.  

콩을 먹는 것은 추억을 먹는 것인가.


톡, 토독 토도독.

반들반들 매끄럽고 아직은 촉촉한 것들

어느새 그릇 가득 수북이 쌓일 때면

손끝은 풋내에  물들고.

콩 쌓이듯 차곡차곡 

풋내로, 

추억으로,

여름은 그렇게 내게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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