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함흥면옥
명동 성당 근처에 함흥면옥 본점이 있다. 거의 4,50년은 된 제법 오래된 집이다. 이렇게 겉으로만 봐도 상당한 연식이 느껴진다. 골목길로 정문이 나 있는데, 다른 집 뒷문이 난 쪽이라 오히려 조용한 맛이 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다. 점심때 가면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많지만, 쉴 새 없이 쭉쭉 들어가고 나온다. 그만큼 손님도 음식도 회전이 빠르다.
유퀴즈 때문에...
사실 어제 저녁부터 비빔냉면이 먹고 싶었다. tvN 유퀴즈에서 이순재 할아버지가 오장동 함흥냉면을 소개하는데, 그렇게 당기는 거였다. 어젠 이낙훈, 오현경, 김동욱, 김순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이순재, 신구가 나오면 부럽고 씁쓸하다. 지난 1월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다. 비슷한 나이또래 동창들인데, 어떤 분은 아직도 정정하게 활동 중이고 또 어떤 분은 먼저 가시고 그렇다.
여하튼 오래전 오장동 함흥냉면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있고, 고양 스타필드에선 오장동 흥남집에서 좋았던 기억도 있어 점심시간에 가볼까 하고 찾아보았다. 그런데 웬걸. 비싸고 맛없다는 혹평이 많았다. 그래서 그냥 가까운 함흥냉면집 중에 평이 좋은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 집은 나도 오늘 첫 방문.
메뉴는 단촐하다. 물냉면 비빔냉면이 12,000원이고 회냉면이 13,000이다. 손만두는 11,000이고 떡만둣국은 12,000원. 갈비탕은 16,000원이다. 홍어회는 28,000원. 특이한 것은 손만두를 단 2알씩도 파는 점이다. 회냉면이나 비빔냉면 먹고 맵거나 조금 모자라는 사람들한테 딱 어필되는 메뉴 아닌가.
우리도 역시 회냉면과 손만두를 주문했다. 무조건 선불이다. "선불이에요" 하는 말에 카드를 건네면 알아서 계산하고 영수증과 함께 카드를 도로 가져다준다. 이렇게 카드를 자기들이 자기들이 받아다 결제하고 다시 갖다 주는 시스템은 아주 옛날, 우리나라에 카드라고는 다이너스 클럽 카드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밖에 없던 시절이나 가능했던 것이었는데.
음식은 금방 나왔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갖다준 육수와 무생채, 그리고 냉면.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의 굵은 면발과는 다른 가늘고 탱탱 쫄깃한 면발. 식욕을 돋우는 빨간 양념 위로 역시 발갛게 무친 간자미 회. 그 위론 새하얀 배와 초록빛 오이, 그리고 달걀의 색대비가 짜릿하다.
함흥냉면은 전분이 들어있어 쫄깃하다. 평양냉면처럼 뚝뚝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국수는 이로든 가위로든 자르지 않고 먹어야 제맛이다. 튀지 않게 조심하는 것은 짜장면이나 비냉이나 마찬가지다. 다행히 오늘은 자주색 니트를 입고 갔지만, 어쩐지 공교롭게도 짜장면이나 비냉을 먹다 보면 꼭 흰 옷일 때가 많다. 요즘은 그래도 앞치마를 줘서 좋다.
만두는 냉면보다 늦게 나왔는데, 한창 먹는데 열중하던 중이어서 사진찍을 생각도 못했다. 생각보단 맛이 없었...^^;;
명동 함흥면옥 본점 위치 정보
- 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0길 35-19
- 전화 : 027768430
- 시간 : 오전 11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 메뉴
- 회냉면 13,000원
- 비빔냉면 12,000원
- 물냉면 12,000원
- 곱배기(추가) +2,500원
- 사리 6,000원
- 손만두 11,000원
- 손만두 2알 3800원
- 떡만두국 12,000원
- 갈비탕 16,000원
- 홍어회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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