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묘기 비행의 비밀을 보여주는 동영상
여름 하늘 상하좌우 뿐 아니라 앞뒤로까지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무리. 날씬한 곤충에 불과한 이 아이들은 시속 55킬로미터 이상의 속도까지 낼 수 있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맴도는 재주도 부린다. 곡예비행사가 따로 없다.
어린 시절, 이런 잠자리의 특성 때문에 헬리콥터를 잠자리 비행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과학자들도 이런 잠자리의 비행능력이 궁금했나보다. 잠자리를 연구한 동영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관련 기사를 보니, 잠자리 40마리를 잡아다 날개에 점을 찍고 스튜디오에서 관찰, 촬영했다고. 동영상을 분석해보니 움직임이 공기역학적(aerodynamic)이라 놀라웠다고 한다. 헬리콥터가 뒤로 갈 때 처럼 상체를 위로 들고 물러나며, 뒤로 갈 때라고 앞으로 갈 때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아니었다. 항공로봇(aerial robots)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내용이었다.
공기역학을 잠자리가 알고 응용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지어진 것을 놀라다니. 이 아이들에겐 그게 한 없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말이지. 헬리콥터 역시 잠자리를 비롯한 자연물을 관찰해 만든 것인데 잠자리를 보고 헬리콥터 처럼 움직인다고 감탄하는 것도 우습긴 했다.
하지만 자연에서 배우려는 그 끝없는 탐구는 감탄스럽다. 또한 동영상으로 남겨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잠자리 이름에 얽힌 여담
천둥벌거숭이-고추잠자리
맑은 날 뿐 아니라 천둥 치는 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아다녀 천둥벌거숭이라 불리기도 했단다. 천둥벌거숭이는 천둥과 벌거숭이가 합쳐진 말인데, 벌거숭이는 벌~건 고추잠자리 또는 빨간 잠자리를 가리킨다.
dragonfly
맨위에 보이는 사진은 우리나라 고추잠자리가 아니라 버건디 드래곤플라이 burgundy dragonfly 라는 외국 잠자리다. 고추잠자리보다 색감이 훨씬 강렬하다.
하긴 이런 잠자리를 보면 고추보다 드래곤이라는 말을 연상하기가 더 쉬울 것 같기도 하다. 날개도 달렸지, 턱도 강력하지, 여러모로 드래곤과 닮긴 한 것 같다.이런 불타는듯 붉은 잠자리는 그럼 화룡이나 염룡 정도 되는 걸까?
잠자리의 학명 odonata
잠자리의 학명은 odonata다. 이 말은 '이빨'을 뜻하는 헬라어 odon에서 나왔다.
어릴 때 잠자리를 잡아 장난칠때 손가락을 대보면 손(움켜잡으면 손이고 딛고 서면 발 아닌가?^^)으로 움켜잡고 입으로 깨물려 애쓰던 기억이 나는가? 그러다 간혹 센 놈한테 깨물려 '앗 따거!'하던 아이들도 있었다.
고대 서양사람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날개보다는 강한 턱에 큰 인상을 받았는지 잠자리에게는 있지도 않은 이빨이란 말을 이름으로 붙였다.(간혹 잠자리도 이빨이 있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빨이 아니라 턱에 나있는 돌기다.)
그런데, 이것이 또 공룡-드래곤과 이어지니 재미있다. 아이들이 줄창 읊어대는 공룡 이름 가운데 메갈로돈, 이구아노돈, 디메트로돈… 등이 있다. 공통점이 무엇인가. 그렇다. 모두 odon이 들어가는 이름이다.
메갈로돈megalodon은 커다란(megal)+이빨(odon)이란 뜻이고, 디메트로돈은 두 종류의 이빨이란 뜻이다. 이구아노돈은 이구아나 이빨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사실 그 생김은 생각과 전혀 다를 뿐더러 사실은 그것이 이빨이 아니라 엄지발톱이었다는 것이 훗날 밝혀졌다.
This video reveals the secret to the dragonfly's backward flight
최초로 복원한 공룡 이구아노돈 … 엉뚱한 '뿔도마뱀'이었다
비행의 달인 잠자리, 인도-아프리카 왕래 7,000km 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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