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한옥마을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 북한산 제빵소

언젠가 텔레비전을 보는데 배경으로 정말 전망이 좋은 곳이 눈에 띄었다. 어딘가 찾아보니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은평 한옥마을이라고 한다. 드디어 주말을 맞아 오늘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하나고등학교 삼천사 진관사 입구' 라는 긴 이름의 정류장에서 내렸다.

 

이 동네는 한옥마을이라 투썸 플레이스나 CU 같은 편의점도 한옥이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을 배경으로 상가 건물도 멋지구나.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비온뒤 선선하던 날씨가 오늘은 볕이 좋아 그런지 뜨겁다. 서울 낮기온이 31도란다. 그래도 41도도 견뎠는데 31도를 버티지 못할소냐. 뚜벅뚜벅 걸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도착했다. 해피투게더에 나왔던 곳이 어딜까 생각하며 기웃거리며 올라갔다.

관람료가 있었다. 어른 1,000원, 초.중.고.군경은 500원, 영유아 및 노인(6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은 무료였다. 휠체어와 유모차가 무료 대여된다. 아래에는 그림으로 주의사항이 표시되어 있었다. 음식물 먹지 말것, 동물 동반하지 말것, 금연, 플래시 사용하지 말것, 블레이드(롤러 스케이트) 타지 말것 등등이다. 나머지 하나는 삼발이 사용하지 말라는 것인가 보다. 

1층에는 장난감 박물관이 있었고, 2층에는 도서관과 은평구의 역사자료가, 3층에는 한옥박물관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박물관은 한옥 뿐 아니라 은평구의 역사 자료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조선시대 파발은 서발, 북발, 남발의 삼발로 조직되었고, 이곳 은평은 의주까지 가는 서발이 출발하는 곳이라고 되어있었다. 남발은 말죽거리(양재)에서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다. 북발이 시작되는 곳은 그럼 어디일까?

당시 파발꾼들은 등에 저렇게 큰 서류함을 지고 이렇게 생긴 안장에 앉아 등자에 발을 얹고 고삐를 쥔 채 말을 달렸나보다. 안장은 가죽으로 만드는줄 알았지 이렇게 나무로 틀이 되어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물론 말과 안장 사이, 안장과 사람 사이는 충분히 완충재가 될만한 것들이 있었겠지. 그렇지 않으면 말이 괴로워서 일순간인들 참을 수가 있었겠는가. 

은평 뉴타운을 개발할 때 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중요한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되었지만, 이곳에도 제법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고 심지어는 당시 현장 일부도 1:1로 재현되어 있었다. 전시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발굴 현장 위를 밟고 다니는 기분으로 관람할 수 있다. 

진관사 보수공사중 발견된 태극기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3층 한옥전시실에서는 한옥의 역사와 한옥 짓는 순서, 구들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 상영되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이 한옥을 지을 때 사용했던 각종 공구들이다. 톱과 도끼, 망치와 끌, 대패, 줄을 그을 때 쓰는 도구로 보인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옥외 풍광이다. 테라스와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변은 진정 환상적이다. 

푸른 하늘 아래 푸른 산, 고즈넉한 기와지붕의 물결.  요즘 서울에서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 아름답다. 

북한산의 여러 산봉우리를 파노라마 사진으로 한꺼번에 찍었다. 사방으로 막힌 곳이 없어 한 자리에서 360도를 돌며 두 장에 다 담을 수 있었다. 이 글에도 올리고 싶었지만 한 번에 올라갈 수 있는 사진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 안타깝게도 올리지 못했다. 


북한산 제빵소

박물관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덧 12시. 점심을 먹기 위해 북한산 제빵소로 향했다. 북한산 제빵소는 1층부터 4층까지 건물 전체가 다 빵집이다. 어느 곳이든 엘리베이터와 경사로가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박물관도 마찬가지였는다. 아이들을 키웠고 이제 부모님들도 연로하셔서 종종 휠체어를 이용하셔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배려가 참 고맙다. 

로맨틱한 그릇이 한가득한 그릇장으로 입구 분위기가 아주 화사하다. 


12시 30분에 새로운 빵이 나왔다. 줄을 서 있다 새 빵을 담아 계산했다. 이런 저런 빵을 담다보니 예산 오버. 어쩜 이렇게 맛있는 빵들이 많은지. 마치 빵순이었던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주문한 카푸치노와 아메리카노를 기다리는 동안 옆에 진열된 것들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밤식빵, 버섯 포카치아, 올리브 치아바타, 뺑 오 쇼콜라. 쟁반이 한가득이다. 빵 사이로는 살구잼과 발사믹 오일, 포션 버터가 살짝 보인다. 카푸치노가 안보이네... 두사람이 먹을 분량 맞나요. 


버터와 살구잼을 담뿍 바른 올리브 치아바타.


밤식빵에 들어있는 조린 밤의 크기가 놀랍다. 


3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모습. 이 동네는 어디를 봐도 다 그림같다. 

한옥마을이라고 하지만 부분부분 양옥도 보인다. 맨 처음 한옥마을을 분양했을 때는 잘 진척이 되지 않았단다. 그래서 일반 주택도 짓도록 허락했을 때 들어온 집들이라고 한다. 그뒤 규모를 조금 작게하고 평당 가격도 낮췄더니  분양이 활성화되어 지금처럼 한옥이 많아졌다고. 




독립운동 정신이 담긴 진관사 태극기 (은평시민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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