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진사갈비 신촌점 다녀오다

지난겨울, 명륜진사갈비 신촌점이 생겼다. 전에 내무반 식당이 있던 자리로, 기차 신촌역과 연대 명물거리가 이어지는 지점이다. 오며 가며 한번 들러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오늘 점심에 다녀왔다. 

 

명륜진사갈비 신촌점 다녀오다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안내문을 찍어보았다. 임금님이 드셔도 손색없는 갈비라고 쓰여있다. 어른 1 사람당 13,500원에 음료, 공깃밥이 무한제공이라고 한다. 5살부터 7살까지는 6천 원, 8살부터 10살 까지는 8천 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면 사실 웬만한 어른보다 훨씬 잘 먹는 아이들이 많다. 나도 그랬지만. ^^;

 

뒤쪽을 보니 음료와 공기밥은 물론이고 파채, 양파, 마늘, 상추, 김치를 비롯한 채소와 반찬을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자꾸 가져다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계란찜은 3천 원이라고 나와있지만, 벽에는 1,500원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명륜진사갈비 차림표

 

돼지갈비를 먹으러 가면,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갈비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위를 섞어서 내준다.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받으면 어쩐지 속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는 처음부터 '갈비와 미국산 전지(앞다리살)'로 구성되어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니 그저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사실 양념을 어떻게 했는지 갈비살과 식감이 별로 다르지 않아 더 그랬던 것 같다. 살짝 아작거리는 느낌이 있는 갈빗살에 비해 다른 부위는 좀 말랑한 느낌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숯이었다. 참숯 같은 목탄이 아니라 만든 숯이었다. 그래도 육각형인 것으로 보아 톱밥으로 만든 열탄인 것 같아 다행이었다 [각주:1]. 그래도 참숯에 비해 냄새가 덜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한리필되는 업소에서 비싼 숯을 쓰긴 무리일 테니 뭐 이해된다.. 

 

진사명륜갈비 신촌점 1차

 

아무래도 양념갈비다 보니 지방은 물론이고 양념이 떨어져 타게 된다. 그럼 아무래도 연기가 심하게 나게 된다. 그럴 땐 환풍기를 살짝 돌려준다. 연기가 쏙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오래된 고기 맛집에 가면 간혹 벽에 붙어있는 팔랑개비 환풍기 밖에 없는데, 그럴 때면 온몸에 고기 구워 먹은 냄새가 진동을 하게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집에 가기 민망했던 회식의 추억. ㅎㅎ

 

테이블에 놓여있던 스테인레스 그릇에 마늘을 굽고 있었는데, 직원이 오더니 저 그릇이 아니라 야채 코너에 준비된 작은 그릇이 있다고 알려 주었다.  

 

앞다리살도 갈비와 다르지 않은 맛. 비결이 뭘까?

 

상추 위에 고기, 고기 위에 파채, 그 위에 쌈장 콕 찍은 마늘 한 개. 음~ 맛있어. ^^ 

 

사실 무한리필 집이라고 해서 기대 버리고 왔는데,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파채 소스는 초고추장을 베이스로 만든 것 같았는데, 고춧가루에 기름이 많이 들어간 것보다 훨씬 산뜻하고 맛있었다. 집에서 한번 이렇게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쌈장도 좀 묽은 편이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리필하는 고기는 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들은 적 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그저 처음엔 갈비 1대에 전지 2쪽이었는데, 리필해주는 고기는 갈비 하나에 전지 한 쪽이라는 점만 달랐다. 밥도 된장찌개도 냉면도 먹지 않고 고기만 3번 먹었다. 나이가 들었으니 이제 소화기관에 부담 주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하고 그만 일어섰다. 

 

고기는 채소와 함께!

 

시원한 맥주 이벤트가 있었다. 500cc 생맥주 한 잔에 4천원인데, 첫 잔은 1,500원이었다. 맥주는 마실 때는 시원할지 몰라도 더운 여름날엔 내가 술을 못 마셔서 그런지 너무 더워진다. 그래서 탄산수와 콜라 같은 무한 제공되는 음료수만 마셨다. 술 잘 마시는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명륜진사갈비 생맥주 이벤트

 

고기는 물론이고 반찬, 채소, 밥, 음료수가 무한 제공되면서도 맛있고 고기 질도 떨어지지 않아 좋았다. 우리 같은 어른도 좋긴 하겠지만, 한창 잘 먹고 잘 자라는 학생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더 좋을 것 같았다. 중고등학교 아들들의 먹성은 무섭도록 대단하다. 아이들 어렸을 때 고깃값 대기가 부담스러워 고기는 늘 집에서 먹이던 우리 동서 생각이 났다. 그때 이런 곳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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