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간다

낮엔 아직도 이렇게 볕이 뜨거운데,
저녁이면 귀뚜라미가 가을을 재촉한다.

하늘은 점점 더 높아지고 파래진다.
하늘은 바다가 되어버렸는지
구름이 배 인양 그저 둥실 떠다닌다.

태풍을 견뎌낸 과일들은 모처럼 만난 해로 익어간다.


배나무


은행알처럼 다닥다닥 붙어 익어가는 이것은 배다. 먹지는 못하지만 분명 배.



철 없이 이제야 피는 배꽃도 있다. 이제 펴서 뭘 어쩌겠다구. 그래도 이쁘긴 하다.

배꽃

 


어느새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 벌써부터 길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곧 밟으면 냄새 폭탄 터지는 지뢰밭이 되겠지만, 아직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

 

은행나무




밤나무 아랜 벌써부터 밤송이가 지천이다. 텅 빈 채 알맹이는 없다. 다람쥐나 청설모가 다 가져갔는지.

 


그러다 운 좋게 귀여운 밤을 하나 찾았다. 정말 귀여운 알밤.

 


밤색으로 반들반들한 것이 꼭 애들 마리통을 보는 것 같다.

 


하늘이 정말 파랗다. 이런 날은 어딜 어떻게 찍어도 다 멋지다.

솜씨가 필요 없다. 내가 찍어 올려도 작품같다
.


아직은 무궁화가 만발. 곧 코스모스며 샐비어로 이어지겠지.

볕이 정말 좋다.


가을이 익어간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