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역 미스터 초밥왕

불광역 미스터 초밥왕

 

며칠 전 누가 초밥을 포장해왔는데, 꽤 맛있었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자기네 동네에 가성비 좋고 맛있는 초밥집이 있다는 것. 그 말을 듣고 찾아가 봤다. 불광역 미스터 초밥왕. 역에서 내려 KT 은평지사 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나온다. 전철역 근처의 번화함과 골목길 조용한 풍경이 어쩐지 망원 시장을 생각나게 했다. 

 

맛있는 초밥을 먹는다는 설레임에 가게 외관도 찍지 못하고 서둘러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문득 생각나 앉은 채로 입구를 찍어보았다. 미스터 초밥왕은 볼 때마다 입맛을 다시는 바람에 몇 권 못 보고 하차한 그 만화 제목 아닌가. 미스터 초밥왕. 재미있게 읽었고, 초밥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었는데....

 

점심특선

 

메뉴를 펼쳐보니 점심특선 메뉴가 알차다. 

  • 초밥정식 (1만 원) = 초밥 7개 + 미니 우동 (미니모밀 선택 가능) + 샐러드
  • 우동정식 (9천 원) = 초밥 5개 + 반우동 + 샐러드
  • 모밀정식 (9천 원) = 초밥 5개 + 반모밀 + 샐러드

 

11시 30분 부터 2시 30분까지 가능하고, 포장이나 배달은 안 된다고 쓰여있다. 근처에 KT나 건강보험공단 같은 기관이 있으니,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심특선 메뉴인가 보다. 옛날에 시어머님은 '잘 모르는 곳에서 밥 먹을 일이 있으면, 관청 근처에서 먹어라. 실패 보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마도 뜨내기손님이 아닐 고정 고객이 있는 곳이 정갈하고 맛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불광역 미스터 초밥왕 식사메뉴

 

식사 메뉴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저녁시간. 점심 특선은 먹을 수 없다. 그냥 일반 식사 메뉴에서 골라야 한다. 메뉴판을 보니, 일반 식사로는 모듬초밥과 기타 식사류로 구분되어 적혀 있었다. 

 

모둠초밥

 

  • 오늘 초밥 = 10개 = 12,000원
  • 특선 초밥 = 12개 = 15,000원
  • VIP 초밥 = 15개 = 20,000원
  • 활어 및 연어초밥 = 15개 = 23,000원 (광어, 농어, 연어, 기타 계절메뉴)

 

점심 특선은 포장도 배달도 안 되지만, 모둠초밥은 포장도 배달도 모두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아무래도 바쁜 점심시간에 낮은 가격으로 파는 메뉴보다는 상대적으로 고가 메뉴에 한가한 시간일 때 포장, 배달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물주가 따로 있을 때는 비싼 걸로 먹어야지. 하지만 제일 비싼 것은 양심이 살아있으니 피하고, 두 번째로 비싼 걸로 골랐다. VIP 초밥, 15개 2만 원. 여기 오기 전에 초밥 먹으러 올 줄 모르고 글쎄 빵을 먹었었다.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은 상태라 어쩌나 싶었지만, 그래도 누가 사줄 땐 좋은 거 먹어야지 하는 마음에 좀 많다 싶었어도 비싼 걸 골랐다. (내가 이렇게 먹을 거에 속물근성을 보이는 사람이었구나. ㅎ..)

 

그런데.....

막상 초밥이 나오고 나니 그 위용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말 많구나..... 

 

15개짜리 초밥 3인분이 한꺼번에 나오니....

 

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고기, 문어, 새우, 문어, 조개, 익힌 새우, 엔삐라, 연어, 장어, 그리고 광어와 도미? 뒤로 물러나서 찍어 봤지만, 3인분이 한 장에 다 담기지도 않았다. 아, 이걸 어떻게 다 먹지? 

 

한 화면에 다 담기지도 않는 초밥 3인분

 

좋아하지 않는 소고기 초밥부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는 다 먹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하나 양보했다. 맛도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연어초밥 위에 마요네즈인지 타르타르소스인지가 양파, 무순과 함께 얹혀 나왔다는 것. 짙은 맛의 연어를 깔끔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느끼한 오일 베이스의 소스가 들어간 것은 내 입맛에 영 맞지 않았다. 롤도 아니고....

 

그래도 두툼한 살점에 알맞은 초밥을 정말 실컷 즐기고 왔다.  다음에 가게 되면 활어 초밥을 먹어봐야겠다. ㅎㅎㅎ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