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카페 마가렛리버

합정동 카페 마가렛 리버

오래전 가을 일이다. 합정동에서 볼일을 마치고 걷는데, '여기 치즈 케이크가 맛있다'는 말에 불쑥 안으로 들어갔다. 유리 진열장 안에 케이크야 특별할 것 없지만,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다람쥐 인형이 독특했다. 

테이블 위 다람쥐 인형

 

단풍이 한창이던 그날. 차양까지 노란색이었는데, 어떤 가게는 철거중이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였을까. 문 닫는 집들이 많아 서글프고 안타까웠다. 

합정동 마가렛리버

 

한 입만 주세요! 하는 듯한 다람쥐가 독특한 이 가게는 마가렛리버. 커피도 케이크도 맛있었다. 별 기대 없었던 커피가 의외로 맛 좋았다.

@wikimedia

마가렛 리버는 원래 서호주 남서부에 위치한 마을인데, 퍼스에서 남쪽으로 277km 떨어진 마가렛 리버 계곡에 있다. 관목이 우거진 해변은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와인의 주요 산지이기도 한 풍요로운 고장...이라고 구글링 하면 나온다. 합정동 마가렛리버를 찾으려고 했더니, 엉뚱하게 호주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합정동 마가렛리버라고 찾아야 나온다.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정신 차리고 사진 한 번 찍으려 했을 땐 이미 요만큼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바스크 치즈케이크

 

사라지는 케이크가 아쉬워 얼그레이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하나 더 가져왔다. 향긋한 얼그레이 향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 입맛엔 그냥 바스크 치즈 케이크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얼그레이 바스크 치즈 케이크

 

바스크 치즈 케이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페인 바스크 지역에서 온 케이크다. 밀가루 없이 크림치즈, 달걀, 설탕, 요거트로 만든다고 한다. 언뜻 탄 것처럼 보이는 윗면은 껍질처럼 꾸덕하게 느껴지고, 안에는 촉촉하고 진한 맛과 감촉이다. 밀가루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케이크다. 

 

테이블마다 놓인 다람쥐 인형이 귀엽다. 낮시간에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와 먹이는 엄마도 있었는데, 좋아 보였다. 아이들 먹이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확진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당분간 이렇게 카페나 음식점에서 시간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먹고 마실 때에는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으니 조심해야지.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텐데, 가게 하시는 분들은 다시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 코로나 초기에 폐업한 사람으로서 남 일 같지 않다. 모쪼록 우리 모두 이 위기 잘 극복하길.

 

마가렛리버

  • 전화 : +82231425177
  • 위치 : 서울 마포구 양화로 6길 66
  • 영업시간 : 오전 11시~밤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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