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리뷰/기타 / / 2023. 3. 3. 16:04

햇반 컵반 빅 스팸마요 덮밥

햇반 컵반 빅 스팸마요 덮밥 /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했다. 무슨 고집인지 3월이 되기만 기다렸다. 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려고 그랬나 보다. 추노꾼 같은 행색을 면하고 산뜻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오래도록 젖은 머리를 하고 있다가 길을 걷자니, 봄바람이 너무 추웠다. 뜨끈한 쌀국수 한 그릇이 간절했다. 하지만 벌써 점심을 시작했다는 말에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혼자 밥 먹기, 혼자 영화 보기 이런 걸 절대 못하는 나란 사람. 역시 E. 그것도 대문자 E다. 

 

햇반 컵반 빅 스팸마요 덮밥 

집엔 아무것도 없지, 혼자 먹기는 싫지. 어쩔 수 없이 뭔가를 포장해 가야했는데, 마땅한 게 없다. 어차피 장 볼 것도 있으니 집 근처 마트에 들러서 우동이라도 사가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정작 마트에 도착해서는 마음이 변했다. 육개장 컵밥 뭐 이런 거 없나 찾다 고른 것이 참치 마요 덮밥. 그런데 집에 와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다 보니 참치가 아니다. 스팸 마요다. ㅜㅜ

 

깡통에 들어있는 스팸을 날것으로 퍼 먹는 건 좋아하는데, 구워 먹는 건 딱 질색이다. 그 냄새가 너무 싫다. 하지만 이왕 사왔으니 어떻게, 할 수 없지. 

 

그릇 겉면에 써 있는 대로 햇반은 살짝 뜯어 2분 돌리고, 햄과 달걀로 된 건더기 + 소스는 절취선 따라 사선으로 구멍 낸 다음 10초 돌렸다. 10초가 말이 되나,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돌아가면서 뭔가 타닥타닥 익어가며 튀는 소리가 난다. 라면도 그렇고, 역시 이런 건 회사에서 알려주는 조리법을 따라야 한다.

 

햇반 컵반 빅 스팸마요 덮밥

 

종이 그릇은 코팅이 되어 있으니 얌전히 옆에 놓고 집에서 쓰는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건더기, 마요소스, 김+깨를 순서대로 얹고 뿌렸다. 

 

깜빡 잊고 숟가락으로 마구 비비다가 찍은 사진이다. 숟가락 부분은 안 예뻐서 잘라버렸다. 그런데 스팸은 보이지 않고 마치 성게알 비빔밥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따끈한 밥과 믹스 매치 되면서 점점 스팸은 자기 존재를 드러냈다. 채소가 들어가지 않았으니 비주얼적으로는 아름답다 할 수 없는 모양새.

 

그러나 한 입 먹어보니, 어라? 이거 괜찮은걸? 오오... 이래서 아이들이 이런 걸 먹는구나 싶다. 어린이 입맛을 가진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그런 맛이다. 아니지. 극강의 어르신 입맛이 아니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좋아했던 그 입맛을 소환시키는 맛이다. 처음엔 햇반 양이 많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다 먹고야 말았다. 채소라고는 오로지 김치 하나만 해서. 

 

빅 스팸 마요 덮밥 정보

햇반 빅 스팸 마요 덮밥 용기

 

어쩐지 처음에 많다 했다. 밥, 토핑 양을 30% 이상 늘렸단다. 쌀밥 210g, 스팸과 계란이 79.9g, 마요소스 15g, 김과 깨가 2.1g. 그래서 총무게가 307g에 열량은 600kcal다. 

 

쌀은 미국산, 스팸 클래식에 들어간 돼지고기 역시 외국산, 마요소스를 만든 콩기름 역시 외국산이다. 달걀(전란액)은 국산이라고 나와있다. 전란액이 뭐지?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전란액 : 계란의 난황, 난백을 100% 상태로 유통되는 것을 말한다. 난백액 : 계란의 흰자. 난액을 만들 때에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을 없애기 위해 섭씨 63도에서 약 210~240초가량 살균한다. 전란액, 난황액, 난백액 모두 내용물의 80% 이상 함유해야 한다
출처: Lovely House : 식품재료 속 낯선 이름, 전란액은 무엇인가요?

 

달걀 흰자와 노른자가 분리되지 않고 섞여서 액체 상태를 이루도록 가공한 것인가 보다. 어쩐지 전란액을 만들 달걀은 신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균이 나오면 큰일 날 테니 그건 걱정 없지만 말이다. 그거 말고도 사실 공장을 거친 가공식품엔 이런저런 이름도 복잡한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다. 자세히 알면 알수록 꺼려지는.... 1년에 몇 번 먹는 걸로 걱정할 건 없지만, 허구한 날 가공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은 좀 걱정스럽긴 하다.

 

가격은 동네 수퍼에서 ₩3,600. 쿠팡 로켓배송은 어떤가 찾아봤더니, 스팸마요 2+스팸김치 2+치킨마요 2 세트로 ₩20,730이었다. 6으로 나눠보니, 개당 3,455원인 셈. 비상식량으로 구비해놓을까도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자꾸 먹게 될 거 같아 패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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