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황톳길 걷기

안산 황톳길 걷기

안산 황톳길 걷기 / 점심을 먹고 나른해질 즈음, 살짝 오는 잠을 물리치고 안산 황톳길을 걸으러 집을 나섰다. 

황톳길을 가는 길은 다양하다. 독립문쪽이나 북아현동 쪽에서 올라가도 되고, 이대나 연대로 올라가도 된다. 아니면 홍제천 인공 폭포 쪽으로 올라가도 된다. 오늘은 연희동 쪽으로 올라갔다. 

서대문구청과 보건소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안산 황톳길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여길 따라 올라가다 좌회전, 그다음엔 우회전하면 된다.

 

안산 황톳길 걷기
안산 황톳길 가는 길 이정표

 

그러다 안산 안내도와 안산 황톳길 하우스 오픈이란 표지가 나오면 여기서 우회전. 청소년 센터 쪽으로 향한다.  좌회전 해도 나오긴 하는데, 엄청나게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엄청난 급경사와 하염없는 계단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 알까? ㅎㅎㅎ 사람은 매 순간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여기서 우회전이요~

 

황톳길은 이렇게 생겼다. 길 한쪽에 황토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비닐하우스로 된 길이 2/3 정도, 그리고 그냥 드러나 있는 길이 1/3 정도 된다. 물을 수시로 뿌려가며 촉촉하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길이 너무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또 이 경사길에 너무 미끄러워도 낙상 위험이 있을 테니 참 적당한 포인트를 찾긴 어렵겠다 싶기도 했다. 

 

비닐 하우스를 씌워놓은 길

 

드러나 있는 길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아직 비닐 씌우는 공사를 다 마치지 못해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지붕이 없어서인지 신기하게도 비닐 뚜껑이 있는 쪽 길보다 훨씬 더 메말라 있었다. 그러다보니 앞사람이 밟았던 자국이 그대로 말라 발바닥이 아팠다. 더 걷지 않고 뒤로 후퇴. 

 

드러난 쪽은 발바닥이 아팠다

 

황톳길 길이는 총 550미터로 왕복하면 1킬로미터가 좀 넘는다고 한다. 그 길을 다 걸을리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이용자들이 몰리는 걸 방지하려고 했는지 중간중간 이런 시설들이 있다. 

 

아래는 황토 볼이다. 키즈카페 볼풀장 같은 건데, 발바닥 맛사지만 되도록 만들어 놓아 얕다. 

 

황토 볼풀

 

중간에 쉬어가라는 벤치와 테이블. 날이 흐려서 뜨겁지 않아 걷기 좋았는데, 주말처럼 뜨거웠으면 요긴했을 것 같다. 테이블이 있어 집에서 가져온 주전부리 살짝 먹기도 좋을 것 같다.

 

걷다 다리아프면 쉬었다 가요

 

곱고 촉촉한 황토는 머드팩이 따로 없다. 걷다보니 발바닥이 말랑 촉촉해진다. 그래도 집에 돌아갈 때는 양말도 신고 신발도 신어야 하는데, 그냥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도 몇 군데 만들어 놓았다.

 

비누는 없다. 맨손으로 맹물에 씻다보니 진흙은 떨어져 나가도 발바닥에는 살짝 황톳물이 남아있다. 그래도 저 수세미는 쓰지 않았다. 대신 세족대를 말끔히 닦아 놓았다. 참, 수건도 없으니(있어도 안 쓰겠지만;;) 집에서 얇은 수건 하나 챙겨가는 것이 좋다. 

 

집에 갈 때 발도 씻고 가요

 

짧지만 어릴 때 흙장난도 생각나고 어쩐지 상쾌하고 신나는 기분이 되었다. 돌아오는 길엔 자연사박물관 쪽으로 내려왔다. 월요일이라 휴관. 마을버스 타고 연희동에서 내려 연남동을 걸었다. 편의점에 들러 스키피바를 하나 사서 나눠먹었다. 땅콩버터맛이라 맘엔 드는데 진저리 나도록 달았다. 혼자서는 다 못 먹을 맛.

 

그나저나 요즘 나 땅콩버터 정말 좋아하나 봐. 집에서 빵 먹을 때도 땅콩버터 발라 먹고, 어제 구역식구들과 커피 마실 때도 땅콩버터 맛 나는 커피 마시고(아, 이름이 기억 안 나네...) 걷고 나서 고른 아이스크림도 땅콩버터. ㅎㅎㅎ

 

 

아래는 산길을 걷다 만난 암컷 오리. 오리는 물에서 먹이를 찾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물가 흙에서도 사냥을 한다. 가만 보니 벌레나 지렁이를 찾아 먹는 모양이었다. 뭔가 먹을 게 많아야 할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자꾸 비둘기 먹이 주는 사람이 있던데, 이런 마음이었나. 

 

식사중인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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