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는 몸에 좋을까?

보통 우리는 언제 커피를 마실까? 졸리고 피곤할 때 마시게 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화기 문제, 임신, 모유수유, 체질 등 여러 문제로 카페인을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커리나 보리로 만든 대용 커피가 있지만, 그런 걸로는 커피 고유의 그윽한 향과 맛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커피를 아주 포기하지는 못하고 디카페인 커피를 찾게 되는 것이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해서 카페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디카페인 커피에는 평균 18.59mg/L, 일반 커피의 3~5%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다고 한다.

디카페인 커피 제조방식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이산화탄소 이용 방식
용매(메틸렌 클로라이드, 에틸 아세테이트) 이용 방식

보통 위 3가지 방법을 사용해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한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어떠한 화학적 용매도 사용하지 않는다. 순수한 물과 필터만 사용하여 커피 원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므로, 커피 원두의 맛과 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산화탄소 이용 방식

이 방법은 농축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여 카페인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이산화탄소는 압력을 받으면 액체 상태가 되는데, 이것을 커피 원두에 침투시켜 카페인을 추출한다. 이산화탄소는 카페인을 제외한 다른 커피 성분은 대부분 그대로 놔둔다.

용매(메틸렌 클로라이드, 에틸 아세테이트) 이용 방식

메틸렌 클로라이드나 에틸 아세테이트는 카페인을 녹인다. 커피 원두를 이런 카페인 용매에 담그면, 카페인만 녹고 커피의 다른 성분은 녹지 않는다. 그다음 원두를 물로 깨끗이 씻어내 디카페인 커피를 만든다.

잔류 용매량은 극히 미미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남는 게 있으니 이산화탄소 방식이나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로 만든 디카페인 커피가 안심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카페인을 추출할 때 물, 이산화탄소, 주정만 이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국내 제조 시 적용되는 것이고, 수입품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각자 잘 따져봐야 한다.

디카페인 커피의 장점

이렇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조된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이나, 직접 카페인을 섭취할 수 없는 사람들도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그동안 불안, 불면, 손 떨림 등등의 증상 때문에 못 마시던 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라고 카페인이 전부 제거된 것은 아니다. 정말 예민한 사람은 이정도도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카페인을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은 디카페인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또 맛에 예민한 사람들은 디카페인 커피는 맛이 없다고 꺼리기도 한다.

디카페인 커피는 몸에 좋을까?

디카페인 커피라고 특별히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커피에서 카페인만 빠지고(완전히 0이 되는 건 아니다) 다른 성분은 그대로다.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물질이 그대로인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카페스테롤 같이 반갑지 않은 성분 역시 그대로기에 디카페인 커피라고 특별히 몸에 좋을 건 없다.

또 앞서 말한 것처럼 잔존 카페인 용매제 문제도 있다. 메틸렌클로라이드는 주로 호흡기, 피부, 눈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중추 신경계 손상이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물질이다. 커피에 그만큼 남아있으리라고 보긴 어렵지만,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환자들은 절대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건 어떨까? 아직 그에 관한 연구 결과가 이렇다 하고 나온 건 없다지만, 많은 의사들은 한의와 양의를 가리지 않고 경험상 부정적으로 말한다.

커피를 마시면 힘이 나고 기분도 전환된다. 때론 머리도 맑아진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커피의 효과라기보다 당분의 힘일 수 있다.

경험상 디카페인 커피의 좋은 점은 커피를 끊을 때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카페인에 중독되었을 때 커피를 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힘든 것은 ‘마시고 싶다’는 갈망보다 두통이다. 이럴 때 무조건 딱 잘라 커피를 끊기보다, 인스턴트 디카페인 커피를 블랙으로 조금씩 줄여가며 마시면 효과적으로 커피를 끊을 수 있다. 어느 정도 남아있는 카페인이 금단증상을 막아주고 효과적으로 커피를 끊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