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다


초등학생 때였는지, 중학교 다닐 때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선생님께서는 '사랑한다는 말은 함부로 하지 말아라'고 하셨다.
사랑은 그저 좋아할 때 쓰는 말이 아니라고 하셨다.
내가 상대를 위하여 피를 흘릴 수 있나, 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나 돌이켜 보라고 하셨다. 그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사랑이란 말을 쓸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런 까닭인가.
"고객님, 사랑합니다"하는 인삿말에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은.
진정 '사랑'은 함부로 쓸 말이 아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출산도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기에 어머니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자신에게 생명을 나눠준 부모에 대해서는 그 비율이 줄어들 것이고, 더군다나 사랑한다 맹세하고 출발한 배우자에 있어서는 더할 것이다. 누군가 '칫솔을 나눠쓸 수 있다면 사랑하는거야'라고 했지만, 목숨을 나누기란 확실히 어려울 것이다.

내 욕심을 위해 배신을 하고, 사귀던 이, 함께 살던 이를 살해하고 가족을 해치기까지 하는 이 때,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도 아니고 아무 관련없는 이들에게 이런 사랑을 베푸는 이들은 더욱 찾기 어렵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욱 필요하다. 이런 어려운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비록 십자가에 자기 한 몸을 못박아 매달고 피를 흘리신 예수님은 아닐지라도 작지만 큰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헌혈하는 사람들,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들, 그리고 힘들어도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든 부모들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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