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코, 기침 - 맥문동탕 + 콧물약
지난 토요일부터 목이 붓고 아파 약국에서 구풍해독탕을 사다 먹었다는 포스팅을 했었다(목이 붓고 아플 땐 구풍해독탕).
한 갑에 6포, 그러니까 이틀 치가 들어있는데, 5포 먹고 목 아픈 건 다 나았다. 그런데 문제는 3~4포쯤 먹었을 때부터 콧물, 재채기에 기침이 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코가 막히면서 무색 투명한 맑은 콧물이 났다. 점성은 없어 그냥 가끔 조르륵 흘렀다(아이 데리고 소아과 가던 시절 이후로 이렇게 감기 증상을 자세히 돌아보며 적기는 오랜만이네. ㅎㅎㅎ). 코를 풀어도 막혀만 있지 콧물이 나오진 않았다.
기침은 목에서만 나던 것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기분. 가슴이 텅텅 울리는 것 같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생각하고 약을 사러 약국에 갔다.
이런저런 증상을 자세히 얘기했다. 애들 데리고 소아과 다닐 때도 그렇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생각도 잘 안 나고, 집에 와 생각해 보면 빠트린 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늘 적어놨다 가서 그 종이를 내밀거나 그걸 보고 설명하는 편이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받아온 약은 맥그론 과립(맥문동탕)과 코콜코 정. 맥문동탕은 기침약이고 콜콜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콧물 약이다.
맥그론 과립 - 맥문동탕
맥그론 과립은 한풍제약에서 나온 맥문동탕이다. 겉포장에는 기침, 가래, 기관지염, 5포가 들어있다고 쓰여있다. 뒷면에는 가래가 끊어지지 않는 기침, 기관지염, 기관지 천식에 효과를 보인다고 되어있다.
보통 성인은 1일 3회 밥 먹기 전이나 식사 사이에 1 포씩 먹으면 된다. 전에 먹었던 구풍해독탕은 돌 전의 아이가 먹을 양도 나와 있었는데, 이 약은 성인 용량밖에 적혀있지 않다. 아무래도 어른들이나 먹는 약인가 보다.
이 약 역시 주의사항이 길게 적혀있다. 다음과 같은 사람은 먹기 전에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한의사와 상의하란다.
- 고혈압 환자
- 고령자
- 심장애, 신장 장애 환자
- 부종 환자
- 의사의 치료를 받는 환자 (다른 약물을 처방받아먹고 있는 사람)
-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수유부
- 어린이
- 물같은 가래가 많은 환자
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한의사와 상의하라고 한다.
- 위알도스테론증 - 소변량 감소, 손발 부음, 눈꺼풀 무거움, 손이 굳음, 혈압 높음, 두통
- 근병증
- 간질성 폐렴 - 드물게 발열, 기침, 호흡관란, 폐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소리
- 황달
- 발진, 두드러기
- 1주~1개월 이상 복용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
이 약은 구풍해독탕처럼 따뜻한 물에 타먹는 약이지만, 물약이 아닌 가루약이다. 하지만 과립형태로 되어 있어 물에 잘 풀린다. 형태는 다르지만, 다 녹이고 나면 똑같다. 달달한 한약 맛이라는 뜻.
이 약의 가장 대표 성분은 역시 맥문동이고, 그 외에 반하, 갱미, 대추, 인삼, 감초가 들어있다.
맥문동
맥문동은 우리 주변에 아주 흔하다. 언뜻 보면 라벤더와 비슷해 착각하기 쉬운 보라색 꽃이다. 하지만 라벤더 잎사귀는 짤막한 데 비해 맥문동 잎사귀는 길쭉길쭉 뻗어있는 점이 다르다.
맥문동은 주로 약성이 강한 뿌리가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해열, 거담, 소염, 진해 효능이 있어, 폐기능이 떨어져 기침을 오래 하거나 폐결핵, 만성 기관지염, 만성 인후염 등의 병증에 사용되었다.
찬 성질이 있어 맥문동에 인삼, 오미자를 넣어 끓인 생맥산은 더위, 갈증,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쓰이기도 했다. 조선 시대 임금님들도 즐겨 마셨다고. 또 여기에 황기, 감초 등을 넣으면 원기가 살아난다고도 한다.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도 많이 심겨 있어 이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이렇게 여러 방면에도 쓰이는 귀한 약재였다.
콜콜코 - 콧물약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나온다고 하자 맥문동탕과 함께 먹으라며 콜콜코라는 콧물약을 주었다. 재채기, 콧물, 코 막힌데 먹는 약이다. 뒷면에는 코감기, 알레르기 및 혈관운동서 코염에 의한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물 증상 완화라고 적혀있다. 구풍해독탕과 같은 조아제약에서 나왔구나. 이 약은 10 알이 들어있다.
이 약은 식간이나 식전에 먹는 게 아니라 하루 3번, 식후에 먹는 약이다. 성인은 하나씩, 12~14세는 1/2알을 먹는다.
이 약도 주의사항이 성분, 효능, 용량보다 더 길게 써있다. 이런 거 보면 약 먹기 싫어진다.
다음과 같은 사람은 이 약을 먹으면 안 된다.
- 이 약에 과민반응을 보인 환자
- 심한 간, 신장 장애, 관상 심장 질환, 잔뇨 형성을 수반하는 배뇨장애, 고혈압 및 관상동맥질환 환자
-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 있는 사람
- 2살 이하 갓난아기
- MAO 억제제를 투여중인 환자
- 갈락토오스 불내성, Lapp 유당분해효소 결핍증, 포도당 갈락토스 흡수장애 등 유전적 문제가 있는 환자
이 약을 먹는 동안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 해선 안 되는 행위
- 혈압강하제
- 알콜
- 중추신경억제제 (수면제, 진정제, 안정제)
- MAO 억제제
- 교감신경흥분제
- 삼환계 항우울약
- 구마네티딘, 브레틸리움
- 베타니아드
- 데브리소퀸
- 메칠도파
- 교감신경성 약
- α 및 β 아드레날린 저해제(억제제)
- 자동차 운전 및 위험한 기계조작
이런 사람은 이 약을 먹기 전 의사, 치과의사, 약사와 상의할 것
- 천식 환자
- 녹내장 환자
- 심질환 및 부정맥 환자
- 당뇨병,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
- 전립샘 비대로 인한 배뇨 곤란 환자
- 12세 미만의 소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 약 먹는 걸 즉각 중지하고 의사, 치과의사, 약사와 상의할 것
- 7일 이내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고열을 동반할 때
- 진정, 졸음, 중추 신경 쇠약, 중추 흥분, 불안, 땀, 가벼운 혈압 강하, 시력장애, 동공확대, 헛소리, 환각, 흥분, 근육경련, 경직, 아테토시스, 간대상 및 강직성 경련, 고열, 호흡마비, 혼수, 순환기 마비 등 중추신경계 이상
- 피부반응, 일시적 자극통, 화끈함 등의 과민반응
- 목마름, 구토, 구역 등 소화기 이상
- 소변보기 곤란할 때
- 소아의 흥분
- 급성 전신성 발진성 농포증, 발열, 홍반, 다수의 작은 농포(고름 잡힌 물집) 같은 심한 피부 이상반응
- 허혈성 대장염 증상 - 급격한 복통, 직장출혈
과량 투여 시 급성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땐 위세척, 방광 카테터 사입, 투석을 해야 한다.... ㄷ ㄷ ㄷ ...
특히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대목이 걸린다. 지금 치료 중인데.
약국에 전화해 약사와 상담해 보니, 콧물약에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들어있어 그렇다고. 그래도 잠깐(2~3일 정도) 먹는 건 상관없다고 하니 안심이다.
약은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보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즉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개의 경우 별 문제없지만, 내 몸에 일어나는 것이고 잠깐의 반응이 큰 일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계속 마음에 찜찜함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해결하고 가는 편이 좋으니까.
감기는 약 먹으면 14일, 그냥 잘 먹고 쉬면 보름이면 낫는다는 말이 있다. 그게 그거. 원래 나는 이 말을 신봉하는 사람이라 약을 잘 먹지 않는다. 약을 잘 먹지 않는 편이라 감기약을 먹으면 특유의 그 둥둥 뜨는 느낌이랄까 멍한 느낌이 싫어 더 잘 안 먹게 된다. 이번엔 약을 먹고 얼마 만에 낫게 되는지 한번 두고 보려고 한다.
콧물약은 다행히 아침, 저녁, 다음날 아침 총 3번 먹고 그만 먹어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
기침은 횟수도 줄고 기침할 때 가슴이 울리는 증상도 없어졌는데, 아직 간간이 간질간질하면서 나올 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 맥문동탕을 한 번 더 받아왔다.(2024. 12. 3.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