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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일기

카페에서 일하는 중, 3일째

by 열매맺는나무 2025. 3. 20.

카페에서 일하는 중, 3일째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오늘도 3일째.

카페에 취업한 것도 아닌데, 3일째 카페에 출근하듯 나와 일하고 있다니. 생각도 못한 일이다. 정말 뜻밖에도.
전혀 자의에 의한 게 아니다. 그런데 왜냐. 우리 동에서 두 집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잉~ 드르륵~~ 들들들~~~ 이 모든 소리가 진동과 함께 몰아치니 별 수 없이 짐을 챙겨 카페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엄청난 소음 속에서도 실컷 낮잠까지 자고 일어나 시끄러워 견딜 수 없으니 집을 탈출하자는 양반은 무슨 심리일까? ㅋㅋㅋ

우리가 사흘째 일을 하고 있는 곳은 오래전부터 우리가 즐겨 찾는 북카페다. 너무 더웠던 여름날, 인터넷이 고장난 어느 날, 기분전환 하고 싶은 날이면 찾았다. 다른 곳 없나 여기저기 일할만한 곳을 찾으러 다니다가도 이만한 데를 찾지 못해 도로 찾았더랬다. 특별한 핑계 없을 땐 그저 가고 싶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갔던 그런 곳이다. 블로그에도 몇 년 동안 종종 등장했었다.

하지만 시끄러운 건 이 북카페도 마찬가지다. 개학을 했기 때문이다. 방학동안 헤어졌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얼마나 할 말이 많았을까. 수다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이러고 헤어질 땐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전화로 하자~'이러겠지? ㅎㅎㅎㅎ 지금도 거의 만석이지만 곧 중간고사 철이 다가오면 자리 맡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될 거다. 그러면 우리는 또 노트북 가방을 들고 돌아 나와 다른 곳을 찾겠지.

이사를 생각중인데, 남편은 이사 갈 그곳에는 파오가 없다며 섭섭해 한다. 갈 수 있을 때 가 둬야 한다나. 언제 이사 갈지도 모르는데 뭘 미리 가두기까지 해야 할까. 그럼 난 '그곳엔 또 다른 좋은 데가 있겠지~'이런다.

T로선 F를 이해하기 어려운 때가 종종 있다. '좋은 대화였다'며 흡족해하고 있을 때, '다퉜다'로 인식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그래도 수십 년을 이렇게 카페 가서 일할 때도 함께 가고 싶은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으니 나름 잘 맞는 것이겠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난다. 나도 먹고싶어지는 냄새. 오일과 치즈,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등등이 눅진하게 졸아드는 냄새. 하지만 난 이미 점심을 먹고 왔고. 참아야 할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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