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산책 -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

지난 6월 17일, 화요일부터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말에 서둘러 산책을 나섰다. 그동안은 뜨거운 햇살때문에 나가기 어려웠는데, 이날은 비가 촉촉히 내려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먼저 들린 곳은 절두산 순교 성지. 병인박해때 순교했던 성인들을 기념하기 위한 곳으로 절두산의 원래 이름은 잠두봉이라고 한다. 



순교했던 이들을 조각한 기념비 일부. 김예쁜 마리아와 이의송 프란치스코는 부부였다고 한다. 여기에 이름이 올라간 성인들 외에도 아직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분들도 꽤 있다.




이곳을 둘러본 뒤 간 곳은 길 건너에 자리한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기념묘역.




우리가 국사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는 유명한 분들 외에도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땅에 들어와 헌신했던 많은 분들과 그 가족들이 이 묘역에 안치되어 있었다. 


 







선교사 묘역을 둘러보고 다시 찾은 절두산 기념 성당. 예수님 조각을 기준으로 왼쪽은 박물관, 오른쪽은 성당이다. 종교를 불문하고 박물관은 들여다 볼 만한 공간이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우리가 습관처럼 드리는 예배가 당시 그들에게는 생명을 걸고 드리는 신앙고백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성당 뒷편에는 김대건 신부 기념상이 있고, 그 주위를 둘러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십자가에 달리고 사흘만에 부활하기까지의 과정이 조각으로 묘사된 공원이 있다. 그곳에 서서 한강을 내려다 보았다. 바로 이곳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믿음을 지키고 순교를 할 때 내가 지금 보는 것과 같은 곳을 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보았던 척화비. 비문은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당시 이렇게 밖에 판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관계를 맺었다면 일제의 침략과 수탈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도 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