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내린 커피


바람이 차다. 
차갑기만 한 것이 아니라 꽤 세다. 
그 바람에 기껏 물든 나뭇잎들은 비 오듯 쏟아지고 휘날린다. 
우리들은 옷깃을 세우고 종종걸음 친다. 
이런 날. 
어떤 때는 어묵 꼬치 하나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오늘 같은 오후엔 손으로 내린 커피가 고프다. 
핸드드립이란 말도 있지만 굳이 손으로 내리는 커피라고 쓰는 것은 손맛을 느끼고, 거기 담긴 정감을 느끼고 싶어서다. 
다르륵 다르륵 손으로 굵게 갈아 쪼르르 따른 물에 부욱 솟아오르는 거품, 향기, 
그리고 쪼르르 똑똑 떨어지는 갈색 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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