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함박눈보라


치과다녀오는 길. 느닷 없는 함박눈이 휘몰아쳤다. 

버스 저 앞쪽은 눈에 가려 보이지 않고, 옆 창문을 보니 바람에 날리는 눈이 빗줄기 처럼 금 긋듯 나리고 있었다. 

같은 서울인데도 어떤 길은 하나 없이 빗물 처럼 녹아 흐르고 어떤 곳은 소복소복 쌓이는 신기함.  

버스에서 내린 길은 잘 버무린 팥빙수마냥 질척이고 미끄러웠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이런 날은 별로 한 일도 없이 피곤하다. 마치 처음 스케이트 신고 얼음판을 지치던 그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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