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친해지기

올해 들어 종이와 친해지기로 했다.  


컴퓨터를 쓰면서부터 캘린더를 사용했고 구글에 한참 빠졌을 때는 구글 캘린더와 to-do, 메일을 사용해서 일정과 할일, 알림까지 받아 사용했다. 그러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부터 그나마 가지고 다니던 수첩도 내던져 버렸다. 


전화번호부, 캘린더, 다이어리, 스케줄러, 앨범, 카메라, 전화기까지 하나로 합쳐 가방을 가볍게 해주니 얼마나 기특한가! 게다가 다음 캘린더는 음력 기념일도 챙겨주니 아이캘린더와 연동해 맥북과 아이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랬는데... 철썩같이 믿고있던 아이칼이 배신을 때렸다. 


어른들 제사나 생신 같은 음력 기념일을 2014년 들어오면서 하나도 가져오지 않는 것이었다. 분명 다음 캘린더는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는데 음력기념일만 쏙쏙 빼놓고 양력기념일만 가져온다. 


다음에도 문의했지만 보다 나은 답변을 위해 늦어지고 있다는 메일만 올 뿐. 검색을 거듭하다 보니 아이칼이 딱 일년치만 가져오더라는 다른 분들의 블로그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 캘린더 뿐 아니라 다른 어떤 것을 써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은행에서 받은 수첩을 찾아들고 음력 생신과 기일을 표시해 놓았다.


더불어 좀 더 종이에 직접 쓰는 습관을 들이기로 했는데, 이것은 사실 이상혁님의 영향이 크다. 내가 속한 한 주말 모임에서 이분을 소개받고 생각정리를 위한 노트의 기술이라는 책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싸인까지 받았다. ㅎㅎ






여기서 이분은 '하루노트'를 아주 중요하게 언급한다. 책을 읽을 당시만 해도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시간이 흘러 내가 직접 적기 시작하고 그 효과를 보게되자 재미를 느끼고 자꾸 적게 된다. 


하루노트에는 날짜별로 온갖 잡다한 것이 들어간다. 아이디어, 해야할 일, 한 일, 조사한 것들, 사야할 것들, 하고 싶은 일들, 전화통화 내용 등등 각종 메모가 들어간다. 


여기서 꼭 남길 필요가 있는 것들은 수첩으로 들어간다. 


 



내가 하루노트로 선택한 것은 다이소에서 파는 두 권에 1,000원 짜리 노란 메모패드다. 



수첩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은행에서 받은 작은 수첩이다. 전에는 묵직한 다이어도 썼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있기에 이렇게 얇은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 것을 사기 위해 일부러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그렇게 며칠 쓰다 버린 다이어리가 얼마인가... 부담 없이 시작하자. 








이렇게 온갖 것들을 적는다. 빨간 줄을 기준으로 해서 왼쪽에는 날짜를 적고 오른쪽에는 내용이 들어간다. 예전에는 에버노트를 이용했던 부분이다. 



지금 생각하니 기기를 이용할 것과 노트를 이용할 것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자료를 모아 정리하거나 스크랩해서 쌓아두는 창고 역할에는 에버노트가 적당하고, 순간을 기록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 활동을 하는 데는 종이에 직접 쓰는 편이 낫다. 


 




종이와 친해지자고 마음먹은 데에는 또 하나의 계기가 있었다. 

송화준님의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29가지 방법'이란 글이었다. 이중 1~3번이 수첩을 갖고다니며 직접 써 보라는 내용이다. 






나 같은 깜빡이에게 많이 적고 입력하고 알림 받는 것은 중요하다. 


거기에 직접 적으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까지 한다니, 2014년 연말이 되면 내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일단 한 번 계속해서 써봐야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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