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4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신문에 올라오던 시절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신문에 올라오던 시절책장을 정리하다 책갈피 사이에 끼어있던 신문 조각을 발견했다. 뒷면을 보니, 달리의 '기억의 고집' 그림과 함께 유럽문화 기행 기사가 있었다. 아마 신문을 읽다 나온 달리 관련 기사를 보고 오려 미술책 사이에 끼워놓았었나 보다.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기사가 아니었다. 기사 뒷면에 있던 TV 프로그램이었다. 연제 신문이었는지 날짜 부분은 잘려 알 수 없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끝까지 신문에 실리고, 오늘의 영화나 볼만한 프로가 요점 정리되어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채널 수가 많지 않았다. 원래 3개였던 것이 EBS와 SBS가 늘면서 5개가 되었다. 그래서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요즘 같으면 불가능하지. 24시간 방송하는 그 많은 채널의 프로그램을.. 2024. 12. 26.
찬바람 불땐 뜨끈한 우동! 찬바람 불 땐 뜨끈한 우동!찬바람 불 땐 그저 뜨끈한 우동이 최고다.적어도 내겐 그렇다. 술꾼은 한 잔 꺾을 생각이 난다고 하고, 커피 좋아하는 사람은 낙엽 태우는 냄새만 맡아도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고 하지만.  그래서 동네 뒷산을 산책하고 내려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우동을 하나 사 왔다.그냥 끓이면 라면이나 다를 바 없는 그저 인스턴트 음식.영양가도 더해주고 인스턴트에 정성을 더했다는 면피도 할 겸 이것저것 더해주었다. 애호박과 양념을 가늘게 채 썰어 함께 끓였다.마지막엔 달걀도 사람 수에 맞게 넣고 파도 송송 썰어 넣었다.비록 국자로 뒤섞다 노른자를 터트려 버렸지만. 수란처럼 먹으려다 실패하긴 했지만, 뭐 상관없다(라고 위안해 본다). 여기저기서 우동이 나오다 보니, 경쟁이 되는지 맛이나 첨부된 스.. 2024. 11. 17.
5월은 철쭉으로 시작한다 5월은 철쭉으로 시작한다 햇살이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봄볕은 가득하고 싱그러운 수풀의 향이 마스크를 뚫고 코를 자극한다. 25도까지 올라간 기온. 마스크 때문에 답답했지만 봄기운 가득한 5월 첫날.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는 날이었다. 지난주까지도 수수꽃다리 향이 짙었건만. 이제는 향을 잃고 기우는 신세. 대세는 어느덧 철쭉으로 기울었다. 5월은 철쭉으로 시작한다. 사방이 철죽이다. 맑고 청순한 흰색, 화려한 꽃자주, 순진해 보이는 분홍, 그리고 흔하지 않은 주황색. 모두 새로 돋아나는 풀빛 이파리와 어우러져 눈이 부시다. 진달래와 철쭉 이 철쭉과 진달래를 헷갈려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회초리 같은 나뭇가지에 찬바람을 맞으며 분홍꽃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은 진달래다... 2020. 5. 1.
추억의 학생식당 학교 다닐 때 학생식당에서 가장 자주 먹던 음식은 단연 '우동'이었다. 맛이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소금간을 했는지 아무런 색도 나지 않는 무색투명한 국물에 허연 면발, 그 위엔 허연 야채튀김이 두 조각 올려져 있었고 변발 옆구리엔 역시나 허연 단무지가 두어 조각 껴 있었다. 그저 뜨끈한 국물을 먹을 수 있고 양도 많았던 데다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그 스피디함 때문이기도 했지만, 학생식당 우동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뛰어난 가격경쟁력에 있었다. 한 그릇에 500원이라니! 재미있는 것은, 그 맛도 없고 멋도 없던 우동이 졸업하고 세월이 흐르니 자꾸 생각 나곤 하는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이 종종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할 때면 그 허여멀건 우동이 자주 화제로 떠 오르곤 했던 것. 몇 .. 2013.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