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1 치매와 본성 치매에 걸리기 싫다. 잠 안오는 낯선 도시 낯선 호텔의 객실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치매에 걸리기 싫다고. 만약 그렇게 되면 음란과 호색, 방탕함, 남 헐뜯기 좋아하고 돈을 사랑하는, 거기다 실은 게으르고 저열하기까지한, 이제까지 감추고 꽁꽁 숨겨왔던 내 밑바닥 본성이 더 이상 감출 수 없이 무방비 상태로 만천하에 낱낱이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드러날 것 같다. 그것이 두렵다. 치매에 걸리면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내게는 고모님이 한 분 계신다. 그런 가설을 바탕으로 할 때 그 분은 정말 고아하고 깨끗한 인격을 가지신게 분명하다. 치매 후에도 효성과 우애가 깊고 다정하고 남을 존중한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깍뜻한 존대말로 대한다. 욕설은 치매 걸리기 전에도 후에도 고모 입에서 .. 2013. 8.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