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이며 코트며 거추장스러운 옷은 훌훌 던져버리고 카디건 하나로도 따듯했던 토요일 오후. 큰 애와 오래간만의 데이트는 무척 즐거웠다. 젊은 아가씨와의 데이트 코스는 쇼핑-산책-서점-디저트 카페-쇼핑 순이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책 한 권 선물하고 옆에 가서 거하게 대접받았으니 분명 남는 장사였는데, 한 턱 낸 상대방이 이쁜 딸이다 보니 영 황송하다. 그래서 내가 사드린다고 하면 아버지는 굳이 마다하셨나 보다.
광화문 빌즈bills - 딸과 하는 데이트
오늘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초대한 빌즈bills라는 곳은 광화문 교보문고 옆에 초콜릿 빛으로 새로 지은 디 타워 건물 4층에 있었다. 오가다 초코 브라우니처럼 생긴 곳이라고 하며 지나가긴 했지만, 사무실이나 오피스텔용 건물인 줄 알았지, 그렇게 음식점으로 채워진(오늘 언뜻 보기에 6층 정도까지) 곳인 줄은 미처 몰랐다.
오늘 대접받은 메뉴는 리코타 핫케익과 와규 버거 세트. 마실 것으로는 오렌지 주스와 롱 블랙. 메뉴에 아메리카노, 라떼 대신 롱 블랙, 플랫 화이트.. 이런 식으로 적혀있는 것을 보니 호주식 레스토랑인 듯했는데 버거 재료는 일본 소라니. 호주산 쇠고기를 써야 어울리는 거 아닌지. ㅎㅎ
사방 벽이 유리로 되어있고 테이블 사이도 넓지 않고 막힘도 없이 툭 터져있다. 의자도 높은 편. 따라서 아늑함을 기대하고 가면 안된다. 데이트하실 분들은 창(벽이 유리라 다 창이다.. ㅎㅎ) 쪽 코너 자리를 추천한다. 90도로 꺾어진 벽을 따라 쿠션 좋아 보이는 긴 의자가 놓여있다.
6시 30분이 되면 조명의 밝기가 낮아지고 종업원들이 돌아다니며 테이블에 놓인 초에 불을 밝혀준다. 와인도 마실 수 있다.(발포, 화이트, 레드 세 가지가 있더라)
참, 커피는 투샷이라 아메리카노보다 에스프레소에 가깝도록 진하다. 영업시간은 08: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