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트럴파크 산책 - 커피식탁

 

연트럴파크 산책 - 커피식탁

 

식구들 손에 이끌려 연트럴파크로 산책을 나갔다. 전부터 당근 케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했기에 미루지 않고 길을 나섰다. 볕이 뜨거웠다. 선글라스 대신 양산을 챙긴 큰 애를 빼고 나머지 식구들은 눈이 부셔 선글라스를 썼다. 옛 철길을 공원으로 꾸몄는데 동네 이름을 따서 연트럴파크라고 지은 별명이 재미있다. 철길 주변 우뚝 솟은 메타세콰이어가 푸르르다. 다닥다닥 별이 달라붙은 것만 같은 하얀 미선나무, 비록 인공이지만 졸졸 흐르는 개울물… 정말 이제 초여름이구나 싶었다.

 

 

 

사천교까지 걷다가 왼쪽으로 돌면 '커피식탁'이라는 작은 카페가 나온다. 근처 연남동에 있는 많은 카페 중에 내가 가장 아끼는 곳이다. 코웃음 나오는 가격 대신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된 가격이 돋보여 들어왔던 곳인데, 분위기도 커피 맛도 훌륭해 자주 들리고 또 추천하는 곳이다.

 

앞에 것은 당근 케이크고 뒤에 보이는 것은 '무뚝뚝한 얼그레이씨'란다. 당근 케이크를 받으면 '두부?'라는 생각이 들어 눈을 동그랗게 뜨게 된다. 크림이 두툼해 보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상큼하다. 케이크도 촉촉하고 달지 않아 마음에 든다. 얼그레이씨는 당근 케이크에 비해 덜 촉촉하다. 약간 파실거린다 싶을만큼. 내 입에는 당근 쪽이 맞는다.

 

연트럴파크 산책 - 커피식탁

'블랙 포레스트'라는 음료다. 홍차를 주재료로 한 프라푸치노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날은 어찌나 뜨거웠는지 케이크에 곁들이기에 딱 적당했다.

 

가게 분위기는 약간 어둑한 느낌이 있다. 입구쪽이 비교적 좁고 안으로 깊숙히 들어갈 수록 넓어지는 구조라 그렇다. 그래도 가벽이 아래 사진처럼 유리로 된 벽이라 그렇게 어둡지 않다. 오히려 여름철엔 시원한 느낌이 든다. 매장 인테리어가 멋있어도 주인의 인심이 야박하다거나 화장실이 깔끔하지 않으면 점수가 깎이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도 마음에 드는 곳이다.

 

연트럴파크 커피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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