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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이야기/일기

친구를 기다리며

by 열매맺는나무 2020. 1. 15.

친구를 기다리며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문상 가는길. 어쩌다 급행을 타게되는 바람에 만나기로한 친구보다 한시간 반정도 일찍 도착해버렸다.

역으로 올라와 백화점도 둘러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관심가는 것도 없고 더 이상 할게 없다.

올라오자마자 처음 본 스토리웨이 카페로 들어가 초코라떼를 주문했다. 찬 바람 부는 날에는 역시 핫초코지.

기다리는 내내 스마트폰만 들여다 봤다. 기다릴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스마트폰 밖에 없었다. 더구나 미세먼지마저 좋지 않은 날. 뻑뻑해진 눈.

완행을 탄 친구에게선 더 늦어진다는 연락이 왔다.
천천히 와. 놀고 있을께.
낯선 곳에서 해는 더 빨리 저무는 듯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온다는 기약이 있을 때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겠지.
오지 않을 사람, 오지 않을지도 모를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얼마나 막막한 일일까.

돌아가신 분 입장에선 어떨까. 아마 우리를 기다리겠지. 잠자는 상태로.
자면서도 딸을, 그리고 아들을 위해 기도할 것 같다. 기도는 죽은 자가 아닌 산 자를 위한 것.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친구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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